SBS는 지난 9일 취재파일과 지난 10일 8뉴스 보도를 통해 국민의 당 원내 수석 부대표인 이언주 의원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권 행사를 폄하하고 입에 담기 조차 민망한 발언으로 노동자들을 비하한 사실을 지적했다.

언론이 책임있는 공직자의 발언을 사실 그대로 알리고 이를 비판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국민의당 지도부가 쏟아낸 발언들은 귀를 의심케 한다.

비록 문제의 발언에 대해 뒤늦은 사과를 했지만 당사자인 이언주 의원과 김동철 원내대표는 오늘 3주나 지난 사적 대화를 보도해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고 반발했고, 김 원내대표는 한 술 더 떠 ‘SBS가 정권 출범 초에, 특히 방송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정권의 눈치를 의식한 것이 아닌가’ 하는 망언을 늘어놨다.

국민의당 관계자들의 이 같은 발언은 우선 사실관계부터 잘못됐다. 해당 취재기자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문제의 전화 통화는 이언주 의원이 학교비정규직 파업 관련 발언을 한 다음 날인 지난 6월 30일에 이뤄진 것이다. 또한 원내수석 부대표의 발언 배경에 대한 설명을 요청하며 이뤄진 통화 내용이 어떻게 사적 대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인지 백 번을 양보해 생각해 봐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오히려 국민의당 측의 이런 반응은 국민이 당연히 알아야 할 국회의원의 인식과 발언이 언론과의 사적 관계에 의해 적당히 무마되거나, 진실을 가려도 좋다는 낡은 권언유착의 언론관을 드러낼 뿐이다.

정상적인 언론은 여야에 관계없이 책임있는 정치인과 공직자들의 언행에 대해 검증하고 보도할 의무가 있다. 오히려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권 동안 이를 게을리해 국민들의 알 권리를 가로막고 언론자유와 민주주의 후퇴를 방조했다는 지적을 받아오지 않았는가.

그런데 정작 SBS가 정상적 언론의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국민의당 관계자들의 부적절한 인식이 드러나자 아무런 근거도 없는 ‘권력 눈치보기’로 규정하고 나서는 김동철 원내대표의 언급은 용납할 수 없는 또 하나의 거짓 선동일 뿐이다. 국민의당에 유리하면 ‘언론자유’이며, 국민의당에 불리하면 ‘권력눈치보기’인가? 도대체 이런 어처구니없는 인식이 어떻게 책임있는 정당의 원내대표 입에서 마구 쏟아져 나올 수 있다는 말인가?

국민의당에 경고한다.

SBS를 겨냥한 연이은 망언이 SBS 언론 노동자들을 희생양 삼아 국면전환을 꿰하려는 수순이라면지금이라도 스스로 거둬들이기 바란다. 이제 한 줌 남은 신뢰마저 갉아먹을 자충수일 뿐이다.

또한 SBS 언론노동자들의 정당한 취재행위를 근거없이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김동철 원내대표는 당장 공개 사과하라. 그렇지 않으면 언론자유를 위해 묵묵히 땀 흘려온 SBS 언론 노동자들의 준엄한 심판이 기다릴 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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