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se 노동조합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옮깁니다.

 

*박정훈 사장은 정말 유능한가? 대주주로부터 독립적일수 있는가?

 

다큐멘터리 몇 편 잘 만들었다고 다 박사장처럼 잘나가지는 못한다.

 

방송환경의 악화, 대주주의 방송사유화 그리고 대주주의 대리인으로 SBS를 실질적으로 망쳐온 전현직 경영진들의 무능과 출세주의, 그 결과 회사 전체에 만연한 좌절감과 냉소주의가 현재 SBS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다. 방송환경 악화와 대주주 방송 사유화 문제는 더 이상 언급할 필요도 없다.

 

박정훈 사장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박사장은 이제껏 한번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적이 없다. 오히려 자신이 대표이사가 된후 SBS 프로그램들이 잘나가고 있으며 보도도 성역 없이 하도록 지켜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박사장은 정말 유능한가? 그렇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고개를 흔드는 사람들이 더 많다. 유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혼자만 옳고 혼자만 유능하다. 그래서 위험하다.

 

교양피디였던 그를 어느날 예능국장으로 입명했을 때 대주주는 그를 차세대 사장으로 선택했었던 셈이다. 교양피디로서의 명성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회장의 총애를 받을 어떤 이유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는 파격적으로 예능국장에 임명됐다. 그리고 그는 철저하게 대주주의 기대에 부응했다. 단기적인 성과를 내려고 예능국 피디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물의를 일으킨적 있는 모 방송사 출신 피디와 선을 대려고도 했다. 그런 일시적 처방에 반대한 다수의 예능피디들은 무능 혹은 반발세력으로 철저히 배제시켰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명분으로 그를 따르는 일부 피디들에게 제작비도 연예인도 몰아서 지원했다. 그래서 성공한 프로도 물론 있다. 하지만 선택된 소수가 언제나 S와 A를 독점했고 승진했고 인센티브도 챙겼다. BC로 살아가야만 했던 대다수의 피디들은 서러웠다. 표 안나는 프로를 전전하면서도 제대로된 프로 제작을 꿈꿨던 피디들은 박정훈 당시 국장과 대화하면서 모멸감을 느껴야했다. 교양 출신이지만 자신은 워낙 뛰어나서 언제나 틀리지 않게 예능 프로그램도 평가할수 있다고 믿는 것 같았다. 프로그램 평가만이 아니라 피디 개개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그 결과는 어떠했는가. 일시적으로 성공한 프로그램도 있었지만 그가 떠난 뒤 오랜 세월동안 예능은 암흑기를 맞이해야 했다. 물론 박사장은 이걸 자신의 유능과 후임자들의 무능으로 설명할 수도 있다. 적어도 자신은 잘했다고 강변할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 예능 조직은 철저히 망가졌다. 선후배도 없어졌고 협동도 없다. 선택받지 못한 다수의 피디들은 절망했고 선택받은 소수들조차 만족하지 못하고 회사를 떠났다. 박사장은 최근들어 예능 프로그램이 잘된다고 내세우겠지만 작년 그리고 긴 시간 전체로 보면 성적은 평균 혹은 그 이하다.

 

예능국에서만 박사장을 이렇게 좋지 않게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박사장이 몸담았던 교양국에서도 또 잠시 자리를 맡았던 드라마본부에서도 그를 좋게 말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박사장의 성과 우선주의 행보는 편성실장, 드라마본부장, 제작본부장 시절에도 이어졌다. 그를 따르는 소수에게 기회를 몰아줬고 그들은 언제나 좋은 평가를 받고 좋은 자리를 차지하면서 박사장 라인을 만들었다. 지금 보도를 제외한 대부분 본부의 임원은 모두 박사장 라인의 사람들이다.

 

그가 지나간 자리에 조직은 사라졌다. 함께 으쌰으쌰하는 문화도 사라졌다. 예능국장으로서 단기성과를 내면서 대주주의 신임을 샀으며 제작본부장으로서 인제스피디움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대주주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을 확인받았다. 그 결과가 현재의 대표이사 박정훈 사장이다.

 

그런 박사장 자신이 대주주로부터 독립해서 소신을 갖고 SBS를 이끌수 있는 유능한 지도자이며 이제껏 한 번도 외압에 굴한 적 없다고 주장한다면 할 말이 없다. 그는 자신이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워낙 뛰어난 사람이라고 믿기에 자신은 언제나 다른 사람들보다 승진에서 앞서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SBS는 제조업 공장이 아니다. 뛰어난 몇 명만 잘하면 되는 회사도 아니고 그들이 언제나 옳을 수도 없다. 다수의 사명감과 창의성을 최대로 끌어올려 시청자에게 신뢰받는 뉴스 그리고 사랑받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야 한다. 자본과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역시 노동조합을 선두로 한 모든 구성원들의 단결된 노력 없이는 이룰 수 없다. 

 

지금 우리는 SBS를 짓눌러왔던 대주주의 방송사유화, 대주주가 선택한 경영진의 인사 전횡과 줄세우기, 과도한 경쟁을 조장하는 평가와 협업의 실종, 만연한 패배의식과 무력감, 냉소주의.. 이 모든 것들을 뿌리부터 바꿔야 한다.

 

박사장은 한 사람의 피디로서 유능했다. 하지만 자신이 언제나 옳았으며, 자기 기준으로 사람들을 평가하고 줄세웠다. 박사장에게 인간적인 매력을 느낀 사람은 별로 없다. 대주주의 신임속에서 승승장구했기에 그에게 줄선 사람들도 있다. 대부분 박사장과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다. 하지만 박사장이 어려울 때 그의 곁에서 힘을 보태줄 동료, 선후배가 얼마나 될까? 자신을 따르는 소수에게 모든 혜택을 몰아주면서 단기성과를 냈고, 그를 발판으로 대주주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어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박정훈 사장은 SBS 대다수 구성원들을 철저히 무기력하고 절망하게 만든 장본인 중 하나다.

 

박사장은 담화문에서 묵묵히 일하는 다수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무능하다고 평가받고 BC로 살아온 다수의 이름을 함부로 거론하지 말라. 박사장 자신은 소신을 지키며 살았고 외압에 굴한 적이 결코 없다고 했다. 방송 독립에 대한 소신을 지키다 어려움을 겪은 언론인들이 할 수 있는 말이다.

 

RESET SBS !!!

 

 

*새 시대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1. 상법에 정한 오너의 권리를 노동조합이 제한할 수 있는가?

 

  용어부터 바로잡고 시작하자. ‘오너(owner)'는 주인, 소유자란 뜻이다. 주인이란 의미가 더 강하다. SBS에 적용하면 SBS의 주인이 윤세영 회장, 윤석민 부회장이란 뜻으로 읽힌다. 그러나 윤세영 회장은 SBS의 주식을 소유하지 않고 있으며 윤석민 부회장은 태영건설 주식의 27.1%를 소유하고 이 태영건설이 SBS 미디어홀딩스 주식을 61.2%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SBS미디어홀딩스‘가 SBS 주식의 36.92%를 소유한다. 따라서 윤세영 회장, 윤석민 부회장은 SBS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지 않아 오너라고 할 수 없다.

  ’SBS미디어홀딩스‘를 회장과 부회장으로 등치시켜 본다고 해도 SBS 지분을 겨우 36.92% 소유할 뿐이다. 100%를 가진 주인(오너)이 아니라 많은 지분을 가진 대주주일 뿐이다. ‘오너’라는 지배자의 억압적인 용어는 퇴출시켜야 한다.

 

  주식회사의 주주는 자신이 가진 주식 수(비율)만큼 권리를 행사 행사하고 그 수만큼 책임진다. 주식회사가 파산하는 경우 주주는 자신이 보유한 주식만큼 손해를 본다. 'SBS미디어홀딩스'는 36.9%만 책임을 질뿐 전부를 책임지지 않는단 말이다.

  하지만 오너라고 일컫는 대주주는 인사를 포함한 모든 경영행위를 독점한다. 36,92%로 100%를 지배한다. 우리는 이를 매우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며 오랫동안 살아왔다. 그래서 노동조합이 제안한 의결권의 신탁과 사장추천제가 ‘오너’의 신성한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오해한다. 

 

  민영방송 SBS는 상법에 따라 운영되므로 대주주의 권리를 제한하는 제도를 요구하는 것은 과연 부당한가.

  SBS 대주주는 36%의 권리로 100%를 지배하는 과도한 권리를 누리고 있다. 과대 대표한 권리를 회수하는 것은 정의에 부합한다. SBS는 주장대로 상법에 따라 운영되지만 무엇보다 특별법 성격을 띠는 ‘방송법’에 의해 생겨나고 운영되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SBS의 존재 근거가 되는 방송법의 목적은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고 방송의 공적 책임을 높임으로써 시청자의 권익보호와 민주적 여론형성 및 국민문화의 향상을 도모하고 방송의 발전과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함”이다.

  방송법의 목적에 따라 SBS는 방송의 자유와 독립 보장, 시청자의 권익보호, 민주적 여론형성, 국민문화를 향상 시켜야 하는 의무가 있다. 대주주의 지분에 의한 권리가 목적 달성에 방해가 된다면 대주주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다. 이는 우리 헌법이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를 위해 시민의 기본권 일부 제한하는 것과 같다.

 

  방송의 자유와 독립, 독립경영을 위해 지주회사로 전환까지 하면서 그 효과를 기대했으나 오늘 ‘회장님의 보도지침’ 이라는 반 언론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경영활동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인사권을 분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방송의 자유와 독립 보장이라는 절체절명의 목적을 위해 대주주의 권리라고 주장하는 임원 인사권을 일부 또는 상당히 제한하는 방안을 도입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대주주의 권한 제한을 구체적으로 법률로 정하거나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 받아야 하는 당사자(SBS 구성원, 노동조합)와 합의하여 정하면 그 정당성이 확보된다. “노조는 법에 따른 대주주의 이사 임면권까지 모두 포기하라며 사측에 사장추천제를 제안해왔습니다.”라고 한 사장의 항의는 SBS가 방송법의 목적에 따라 설립되었고 운영되고 있음을 인식하지 못한 결과다.

 

2. 사장 추천제는 SBS를 정치판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는가?

 

   대통령이 사장을 임명하는 KBS와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를 임명하고 이들 이사가 사장을 선임하는 MBC의 상황이나 공기업이 대주주로 있는 YTN의 상황을 민영방송 SBS와 동일한 것으로 인식하는 잘못이다.

  SBS는 여야 정치권의 영향력에 따라 사장이 선임되지 않는다. 대주주의 이익에 따라 선임되므로 정치적 소용돌이를 인용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다. KBS와 EBS가 사장 추천위원회를 실시한 적이 있다. YTN은 현재 사장 추천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들의 사장 추천제는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그렇다고 사장추천제가 실패했다고 말할 수 없다. 이 제도를 시행했던 방송사는 사장추천제의 구성방식, 사추위의 위상, 후보검증 방식, 회의내용의 공개(투명성확보) 등, 위원회 기능 수행을 위한 선결조건을 제대로 해결하지 않은 채 제도를 시행했기 때문이다.

 

  사장추천제를 못하겠다면 지금과 같은 체제를 유지하자는 것인가? 2004년 재허가 파동 이후 지주회사 전환과 수차례 소유와 경영의 분리 선언, 노사동수의 편성위원회, 보도준칙, 단체협약 등, 타 방송에서는 꿈같은 제도를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얻은 결과는 무엇인가. 저 유명한 ‘회장님의 보도지침’의 결과를 초래한 것이 현 체제다.

  대주주의 임원 인사권이 유지되는 한 백약이 무효다. 노동조합이 대주주와 사장의 실질적인 주종관계 단절 방안으로 사장추천위원회를 제안한 것으로 안다. 사장의 말처럼 사장추천제를 수용할 수 없다면 오늘의 오류를 수정할 실질적인 다른 안이라도 내 놓아야지 하는 것이 경영임원의 도리 아닌가? 대안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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