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조합원 총투표로 RESET! SBS!!

10.13 노사 합의에 따라 SBS 대표이사 사장과 SBS A&T 대표이사 사장, SBS 보도 및 편성·시사교양 부문 최고 책임자에 대한 임명동의제가 역사적인 첫 시행 절차에 돌입했다. 오늘(21일)부터 27일까지 후보자를 공지한 뒤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전자투표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인 임명동의제는 대한민국 방송 역사상 처음으로 도입된 제도다. 대주주와 정치권력의 간섭으로부터 방송 자율성과 경영 독립을 지켜낼 획기적인 제도인 임명동의제가 성공적으로 시행될지 언론계를 포함한 전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임명동의제 쟁취, 그리고 제도의 형식적 시행만으로 RESET! SBS!!가 저절로 이뤄질 순 없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제대로 담금질해 시행하지 못한다면 ‘실익 없는 명분’에 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임명동의제의 성공은 오롯이 SBS 구성원, 그 중에서도 조합원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 각 후보자들에 대한 냉정한 평가에 기반해 뜨거운 투표 참여로 구성원들의 의사를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

노사간 합의는 SBS 사장 및 SBS A&T 사장, 시사교양과 편성 최고 책임자는 재적 60%가 반대할 경우, 보도 최고 책임자는 재적 50%가 반대하면 임명을 철회하도록 정하고 있다.

재적인원 970여 명인 SBS에서는, 590명 가량이 반대표를 던져야 부적격 인사의 임명을 저지할 수 있다. 700명이 조금 넘는 SBS 조합원 수를 고려하면 85%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 일사분란하게 반대표를 던져야 하는 버거운 수준이다. 조합 가입률이 SBS보다 조금 더 높은 SBS A&T의 경우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더욱이 재적 60%의 반대를 임명철회 조건으로 규정한 이상,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기권은 후보자의 적격성에 관계 없이 찬성표를 던지는 것과 같은 효과를 지니게 된다.

따라서 부적격 후보자에 대한 반대를 넘어 전 조합원, 나아가 SBS 전 구성원이 투표함으로써 내 손으로 SBS의 미래를 직접 열겠다는 의지를 공고히 증명할 때만이, 방송과 경영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켜내는 제도적 틀인 임명동의제 실시의 의미를 살릴 수 있다. 낮은 투표율은 후보자들이 형식적인 동의를 받는 것과 다름 없어 기껏 실시한 임명동의제가 면죄부로 전락해 버린다. 이는 또다시 인사전횡을 통해 방송사유화를 꾀하려는, 사측과 대주주의 오판을 불러올 개연성이 충분하다.

명백한 부적격자는 구성원들이 임명 동의 투표로 준엄하게 심판해야 한다. 하지만 후보자들이 임명 철회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정 비율 이상의 반대표를 받게 되면 그 자체가 SBS 구성원들의 경고가 되고, 사측과 대주주를 향한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다. 높은 투표율과 후보자들에 대한 반대표 비율은 곧 사측의 인사 관행에 대한 구성원들의 냉정한 판단과 평가일 수밖에 없다.

반대로 사측이 추천한 후보자가 구성원들의 폭넓은 지지와 압도적 동의를 얻는다면, 임명동의 절차가 노사간 의기투합의 계기로 작용해 위기 돌파와 혁신을 위한 에너지가 증대될 것이다. 임명동의제에 대한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부적격자 퇴출 차원을 넘어 사측 스스로 과거의 왜곡된 인사 관행을 탈피하고 혁신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강력한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

고대영, 이인호 퇴진을 위한 파업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KBS와 파업 투쟁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경영진 구성을 앞둔 MBC를 포함한 전국의 방송사 임직원들은 SBS의 역사적 성과물인 사장 임명동의제 시행에 부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SBS 임명동의제의 성공적 시행은 SBS 혁신을 넘어서 전체 방송 개혁의 중요한 시금석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 SBS와 SBS A&T 조합원들에게 그 막중한 책임이 주어졌다.

 전 조합원이 한 사람도 빠짐없이 임명동의 투표에 참여해 RESET! SBS!의 첫 발을 내딛자!!

 전 조합원이 한 사람도 빠짐없이 임명동의 투표에 참여해 방송개혁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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