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윤석민 회장의 지시“ 이사회서 폭로

지난 주인 3월 28일 20층 봉쇄 속에 도둑질하듯 실행에 옮긴 이사회 폭거는 윤석민-박정훈-이동희 트리오에 의한 SBS 독립 경영체제 압살 음모였음이 더욱 명백해졌다. 노동조합이 추가로 내용을 파악한 결과, 당일 이사회의 핵심 의안은 모두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의 지시였으며, 경영 불개입 약속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노사합의를 붕괴시킨 장본인이 윤 회장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민 회장, 콘텐츠허브 이사진에 SBS 완전 배제’ 지시

복수의 사측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3월 28일 이사회에서 최상재 전 SBS 전략기획실장은 2.20 노사합의에 따라 SBS가 경영권을 인수한 콘텐츠허브 이사회에서 SBS 인사를 완전히 배제하라고 윤석민 회장이 직접 지시한 사실을 폭로했다.

이 관계자들은 SBS가 미디어홀딩스로부터 경영권을 인수한 당일, 콘텐츠허브가 곧바로 이사회를 열어 새 주인인 SBS를 완전히 배제한 5인 이사회를 구성했으며, 윤석민 태영 회장은 향후에도 SBS 인사들을 허브 이사로 수용하지 않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최 전 실장이 밝혔다고 전했다.  .

소유 경영 분리원칙 파괴와 SBS 경영권 침해라는 최상재 당시 전략기획실장의 강력한 문제제기로 김영섭 전 상무 등 SBS 인사 일부가 이사진에 포함됐으나, 이사회 의장을 포함한 과반수를 윤석민 회장 측근들이 계속 장악하는 체제로 유지하기로 윤 회장과 박정훈 사장이 거래하면서 콘텐츠허브는 SBS자회사로 편입됐음에도 SBS가 경영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는 것이다.

결국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은 SBS로부터 돈도 받아 챙기고, 이사회 장악을 통해 경영권도 직접 행사하겠다는 초법적 발상으로 소유 경영 분리 원칙을 대놓고 무너뜨린 장본인이며, 박 사장은 윤 회장의 이런 시도를 교묘하게 지원한 독립경영 파괴 공범이었음이 이번 폭로로 확인된 것이다.      

윤석민 회장, ‘드라마-유통 SBS 밖에서 합병하라’ 지시도

윤석민 회장은 또 2.20 노사합의 과정에서 한 번도 논의한 바 없는 드라마 스튜디오와 콘텐츠허브의 합병도 지시했다는 추가 폭로도 나왔다. 이는 콘텐츠허브의 유통기능과 자산을 완전히 내재화하기로 한 노사합의에 반하는 것으로 대주주가 2.20 노사합의를 처음부터 지킬 의사가 없이 구성원들을 기만했다는 명백한 증거이다. 이 같은 윤 회장의 지시에 대해 전략기획실을 중심으로 강한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SBS 100% 자회사인 드라마 스튜디오를 65% 지분의 자회사인 콘텐츠허브로 합병하는 것은 향후 SBS에 큰 손실을 가져 올 수 있으며, 노사 합의 위반 논란을 일으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었다.

이사회 의장 교체 시도도 윤석민 회장 지시

 최 전 실장은 이와 함께 사측이 구성원의 거센 반발에 놀라 스스로 철회한 SBS 이사회 의장 교체의 건도 윤석민 회장의 지시라는 사실도 밝혔다고 사측 관계자는 확인했다.

윤석민 회장, 임금 통제-노사 단체협약까지 무력화 시도

더욱 충격적인 것은 윤석민 회장이 임금과 노사간 단체협약까지 이사회 의결 사항으로 바꾸려 시도했다는 점이 백일하에 드러났다는 점이다. 이는 이사회를 장악한 윤 회장이 아예 대놓고 SBS 경영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명백한 도발이다.

 만일 임금과 노사 단체협약이 이사회 승인 사항으로 변경되면 노사가 임금 협상에 합의해도 윤석민 직할 이사회가 거부하면 무력화된다. 뿐만 아니라 노사간 단체협약도 윤석민 직할 이사회가 통제권을 행사해 무력화 시킬 수 있다. 단협에 포함된 각종 조합원 권리 보호 조항과 임명 동의제 합의 등도 윤석민 직할 이사회를 통해 전부 사문화시키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단순히 노사관계의 자율성을 파괴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지금까지 SBS 구성원들의 땀과 피로 이뤄내 온 모든 방송독립의 제도적 장치들을 일거에 허물어 버리겠다는 신호탄인 셈이다. 이 역시 전략기획실의 반대에 부딪혀 안건에서 일단 제외됐으나, 3.28 폭거로 이사회와 조직을 장악한 윤석민-박정훈 체제는 언제고 이를 다시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농후하다.

박정훈 사장 ‘대주주 경영 개입하지 말라는 합의 있나’ 망언

박정훈 사장은 이사회에서 ‘모든 게 자신의 결정이다, 노사 합의와 경영 독립을 지키고 있다’는 속 빈 강정 같은 말을 반복했으며, ‘노사합의에 대주주가 경영개입 하지 말라는 내용이 어디 있느냐’는 망언을 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SBS 구성원들의 임명동의를 받은 사장이 이제는 대놓고 윤석민 회장의 하수인으로 변절했음을 고백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처럼 3.28 이사회 폭거를 통해 드러난 윤석민 회장과 박정훈 경영진의 음모는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지, 왜 그렇게 SBS 이사회를 장악하려 무리수를 남발했는지 너무도 명백하다.

독립경영 지키려던 최상재 제거하고 친위대 직할체제 재편

이사회를 통해 드러난 것처럼 윤석민 회장은 박정훈 사장과 이동희 경영본부장 등 수하들을 내세워 최상재 전 기획실장의 보직을 박탈해 경영 일선에서 제거했다. 최 실장이 SBS 구성원의 이익과 소유 경영 분리 원칙, 합법적 기업 운영을 위해 윤석민 회장의 SBS 재장악 시도에 강력히 맞섰던 것이 보직해임의 이유라고 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SBS를 박정훈, 이동희 등 친위대 직할 체제로 재편하고 구 체제 적폐인사들로 빈 자리를 채워 넣었다. 최상재 이사를 제거한 자리에는 지난 2017년 5월 SBS를 최악의 위기로 몰아 넣었던 ‘세월호 의혹 보도 참사의 책임자이자, 박근혜 정부 시절 이른바 ‘땡박뉴스’ 생산에 매진했던 정승민 전 보도국장을 앉혔다. 결국 윤석민 發 조직개편과 인사 폭거의 목적은 명백하다. 태영건설 친위대로 이사회와 조직을 완전히 장악해 SBS 구성원들의 임금은 물론 사장 임명동의제도, SBS 구성원들의 권리 보호를 위한 단체협약까지 순차적으로 다 파괴하겠다는 의도를 서슴지 않고 드러내 보인 것이다.  

통째로 밥상 엎고 밥 먹으라는 기만…더 이상 대화도, 협상도 없다

  박정훈 경영진은 합의문 서명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이런 폭거를 저지르고도 노사합의는 지키겠다는 말을 뻔뻔하게 내뱉고 있다. 차려진 상을 통째로 엎어놓고 흙 묻은 밥도 밥이니 먹게는 해 주겠다며 구성원들을 조롱하고 있다. 노동조합 창립 이래 지난 20년 간 우리는 건설자본 태영과 사측의 수도 없는 합의 파기와 번복에도 불구하고 SBS의 미래를 위해 양보와 타협, 합의를 반복해 왔다. 그러나 2. 20 합의 한 달 만에 그 기본 정신과, 상징, 노력을 모조리 허물어버린 상대와 더 이상 부질없는 대화와 협상에 매달릴 이유도, 명분도 없다. 예고한 대로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간다. 모든 혼란은 이제 온전히 저들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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