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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형 유연근무제도'를 제안하며주 52시간 체제의 취지와 방송 현실을 조화롭게 할 창의적 발상 필요
  •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 승인 2019.06.18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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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형 유연근무제도’를 제안하며

주 52시간 체제의 취지와 방송 현실을 조화롭게 할 창의적 발상 필요

지난 해 9월부터 노사합의로 시행된 68시간 체제에 이어 오는 7월 1일부터는 SBS에도 다른 기업들처럼 주 52시간 체제가 의무화된다. 노동조합은 내부적으로 68시간 체제 실험에서 파악된 노동시간 단축 과정의 문제점을 통해 현실적 대안을 모색해 왔으나,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과 박정훈 경영진의 독립경영 체제 파괴와 소유경영 분리 원칙 폐기 도발로 SBS를 쑥대밭으로 만들면서 노사간 신뢰를 기본으로 한 대화가 불가능한 상태가 이어져 왔다.

이 달 들어 어렵사리 실무협상을 재개했으나, 사측은 노동시간을 측정하지 않고 무제한 노동을 조장해 노동시간 단축을 불가능하게 만들 수 밖에 없는 재량근무의 대폭 확대만을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다. 68시간 체제에서도 심각한 문제들을 야기했던 재량근무 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하기는커녕 더 많은 공짜노동과 부정확한 보상, 장시간 연속 노동을 악화시킬 것이 불 보듯 뻔한 사측 안은 노동시간 단축의 법 취지에 역행하는 것은 물론 향후 개선 가능성도 거의 없다. 오로지 노동시간을 측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제도적 맹점을 파고들어 법정노동시간 준수 의무와 위반에 따른 처벌 책임을 피하고 보자는 것이 사측안의 핵심이다. 문제를 알고도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무턱대고 사측안을 수용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에 노동조합은 SBS 방송 현실에 맞는 52시간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현행 근로기준법 상의 유연근무제도를 창의적으로 해석한 ‘SBS형 유연근무제’ 도입을 협상안으로 제시하고 적극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

SBS형 유연근무제도란?

재량 A와 재량 B로 유연근무 단순화. 기존 통상 근무 체제는 그대로 유지

한마디로 SBS형 유연근무제도는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큰 틀의 방향성을 추구하되 기존 유연근무제도를 창의적으로 해석해 방송제작에 필요한 충분한 유연성을 취하고 구성원들 사이의 보상 형평성과 적절한 휴식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다.

이를 위해 무분별한 장시간 연속 노동과 무보상 공짜노동 가능성을 높이는 기존 재량근무(편의상 ‘재량 A’로 명명) 적용 대상을 최소화하고, 대신 노동시간을 정확히 측정하되 합산단위를 기존 선택 근무의 1개월에서 3개월까지 높이는 재량 B 근무를 신설해 폭넓게 적용하자는 안이다.

 

 또한 재량-선택-탄력 등 근무형태의 차이로 인해 같은 시간을 일하고도 시간외 보상액 차이가 발생해 조합원간 형평성 문제를 야기했던 기존의 유연근무제도를 SBS에서는 재량A-재량B로 간소화해 보상 형평성 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 재량 B는 3개월 범위에서 실제 노동시간을 측정해 일한 만큼 동등하게 보상하는 제도여서 노동시간이 아닌 제작 프로그램에 따라 보상액 차이가 나는 기존 68시간 체제의 문제를 대폭 개선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기존 선택 근무의 노동시간 합산 단위 1개월 내에서 프로그램 제작에 필요한 충분한 노동시간을 확보할 수 없었던 문제는 합산 단위를 3개월까지 늘려 제작현장의 애로사항을 동시에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재량근무 부작용 차단하되 유연성-보상 투명성 강화

예를 들어,

현행 재량근무 하에서 주당 평균 52시간을 훨씬 초과해 근무하고 있는 조연출 K 조합원의 경우, 노동시간을 측정하지 않고 제작 프로그램에 책정된 수당으로 법정 시간을 초과한 시간외 근무에 대한 보상을 대신 받고 있다. 그러나 노동시간을 측정하지 않고 기준과 원칙이 모호해 주먹구구식으로 지급되는 수당에 대해 불만이 누적되고 있으며, 계속되는 장시간 연속 노동으로 업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만약 K 조합원이 이대로 52시간 체제에서 재량근무에 노출될 경우, 아무것도 바뀌는 것 없이 불투명한 보상과 만연한 장시간 노동에 노출돼 노동시간 단축은 ‘그림의 떡’이 될 가능성이 불을 보듯 뻔하다.

하지만 노동조합이 추진할 SBS형 유연근무 제도 하에서 재량B로 바뀔 경우, K 조합원은 선택근무 체제 보다 높은 유연성을 확보해 프로그램 제작에 차질없이 일하고, 아울러 노동시간을 측정해 법정근무 시간 범위에서 지급되는 시간외 수당을 지급받게 됨으로써 형평성과 투명성에 대한 걱정없이 근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결국 52시간 체제를 무력화하는 기존 재량근무 제도의 단점은 보완하고 제작현장에 필요한 유연성을 확보하며, 노동시간 단축 과정에서 나타났던 보상 형평성과 투명성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묘안이 바로 ‘SBS형 유연근무제도’인 셈이다.

 

야간-휴일 근무 수당 대폭 강화해 유연근무자 보상 현실화 

기존 68시간 체제 이행 과정에서 SBS는 노사합의로 시간외 수당 요율을 추가로 인상한 바 있다. 무제한 노동이 가능했던 방송 환경에서 임금의 상당액을 시간외수당으로 벌충하는 구조여서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노동시간을 줄이는 과정에서도 또 한 번 시간외수당 현실화는 불가피하다. 이는 노동자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필수적 조치이다.

특히 현행 방송환경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노동시간 적용의 유연성을 크게 높여야 52시간 체제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야간, 휴일 근무 수당에 대한 대폭적인 현실화 없이는 더 열악한 환경과 근무조건에서 일할 수 밖에 없는 제작 현장 조합원들에 대한 합당한 보상이 불가능하다.

노동조합은 당연히 시간외 수당 보상단가 현실화 및 휴일, 야간근무 수당 대폭 인상을 요구할 것이며, 이를 관철해 낼 것이다.

또한 유연근무 확대가 노동시간 단축 취지에 역행해 장시간 연속 노동을 만성화시키는 틀이 되지 않도록 기존 노동시간 단축 가이드 라인을 강화해 필수 휴게시간과 1일 연속 노동 시간 준수에 대한 강제성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유연성 대폭 양보하되 노동시간 단축 흐름은 명확히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사회적 흐름을 SBS 내부로 확장하고, 동시에 제작 현장의 유연성 확충과 노동환경 개선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수행해 나가기 위해서는 노동조합이 오랜 시간 검토한 ‘SBS형 유연근무제도’가 현재로서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사측이 무분별하게 확대적용을 요구하고 있는 재량근무는 시행 원조국인 일본에서조차 퇴출이 논의되고 있을 정도로 과로사 등 사회적 부작용이 심각한 제도로 52시간 체제 이행 과정에서 최소화해야 한다.

모두 다 원하는 통상근무 체제로 52시간 체제를 맞이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방송 제작의 특수성과 도탄에 빠진 SBS 경영 상황까지 고려해 노동시간 유연성을 대폭 확대하자는 방안은 노동조합이 제시할 수 있는 양보의 최대치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suwo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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