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윤석민 회장의 2세 경영 리스크가 SBS를 넘어 태영건설 본체까지 뒤흔들고 있다. 지난 금요일 태영건설 2대 주주로 지분 15.22%를 보유하고 있는 머스트 자산운용이라는 사모펀드가 투자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가’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머스트 자산운용은 태영건설 경영에 뛰어든 이유를 ‘대주주와 경영진의 선택에 따라 태영건설 그룹의 내재가치와 시장 평가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애둘러 설명했다. 이는 곧 태영건설이 윤석민 회장의 2세 족벌경영 체제가 오히려 다른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하고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의미이며, 윤석민 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회의적 평가와 태영건설의 취약한 지배구조를 염두에 둔 공격적 움직임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이들이 단순한 경영 참가를 넘어서 윤석민 회장의 태영건설 경영권 자체를 흔들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노동조합이 주목하는 것은 경영참가 의사를 공시한 머스트 자산운용이 태영건설의 지주회사 전환을 요구하고 SBS 미디어홀딩스와 관련 계열회사들에 대한 구조 변화 등을 언급한 점이다.

 

 머스트는 SBS 미디어그룹에 대해 “회사가 향하고 있는 방향이 지향점에서 어긋나고 있을 때, 이를 지향점으로 다시 돌리기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한다”며, SBS를 “단순한 장부 상의 평가가치를 넘어서는 큰 무형의 가치”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지상파방송 SBS의 독립경영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하면서 SBS에 대한 얕은 인식을 만천하에 드러낸 윤석민 회장과 박정훈 사장과는 달리 SBS의 ‘큰 무형의 가치’를 언급한 것이 눈에 띄기는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BS에 대한 머스트의 언급은 향후 태영건설을 통한 노골적인 경영간섭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분명한 의사표시이다.

 

 이들의 이러한 언급이 현실화된다면 향후 SBS 구성원들의 생존권과 SBS 미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지주회사가 지주회사를 이중으로 소유할 수 없는 현행법상, 태영건설의 지주회사 전환이 이뤄지면 윤석민 회장은 SBS 미디어그룹 자체를 매각하거나, 지주회사 체제를 해체하고 태영건설이 예전처럼 SBS를 직접 지배하는 형태로 기업지배구조를 바꿀 수 밖에 없다.

 

 이는 결국 SBS의 대주주 교체로 이어지거나, 자본 이익 극대화를 노리는 사모펀드가 태영건설을 통해 SBS 경영에 직간접적 영향력을 행사해 SBS의 독립성과 공공성, 수익구조를 파괴하고 미래를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 수 밖에 없다.

 최근 박정훈 사장은 담화를 통해 노동조합이 대주주 교체를 추진한다는 가짜뉴스를 퍼뜨렸으나, 대주주 교체 및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을 증폭시키며 SBS를 흔드는 최대 위협 요인은 다름 아닌 윤석민 회장의 2세 경영 리스크임이 더욱 분명해졌다.

 

 SBS를 다시 태영건설의 비서로 만들려는 윤석민 회장의 섣부른 불장난이 초래한 노사관계 파탄에다, 정체불명의 사모펀드까지 SBS를 호시탐탐 노리는 작금의 상황은 ‘다시는 흔들리지 않을 독립 경영 체제 확립’을 통해 구성원과 조직의 미래를 지켜내기 위한 노동조합의 투쟁이 왜 이 시기에 필연적일 수 밖에 없는지 너무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윤석민 회장에게 묻는다.

 ‘독립경영 보장’이라는 대국민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린 채, 가짜뉴스나 퍼뜨리며 연임놀이에 여념이 없는 박정훈 경영진을 앞세워 노사관계 파탄 상황을 방치하고 태영건설은 물론 SBS마저 사모펀드의 먹잇감으로 전락시킬 생각인가? 아니면 지금이라도 노동조합이 요구한 신뢰회복 조치를 취하고 노사관계를 복원해 SBS를 튼튼히 하고 안팎의 위기에 대응할 생각인가? 묵묵부답에서 벗어나 태도를 명확하게 하기 바란다.

 

 머스트 자산운용은 똑똑히 듣기 바란다.

 SBS는 일개 사모펀드 따위가 자본 이익을 마구 쥐어짜기 위한 수단으로 여길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민주화의 역사 속에 수많은 희생에 기반한 방송 독립과 공공성을 흔들림 없이 구현해야 할 사회적 책무를 안고 있는 곳이 바로 SBS이다. 혹여라도 태영건설 경영 참가를 통해 SBS를 넘보려는 섣부른 수작을 부린다면 노동조합은 물론 시민사회 전체의 엄청난 저항과 끝장투쟁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끝.

 

2019년 8월 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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