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 폐쇄했던 의정부와 성남동 수도권 지국이 다시 부활된다는 소식을 접했다. 지국 부활은 우리 뉴스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도니다는 점에서 일단 혼영할 만하다. 이 두 지국은 SBS 개국 초부터 경기 북부와 동부를 담당하며 우리 뉴스에 많은 기여를 했고 지방 네트워크가 변변치 못한 상황에서 전국 방방곡곡을 출장다니며 각종 사건 사고 보도를 몸으로 때워가며,MBC, KBS 라는 공룡들과 잘해야 본전인 치열한 전투를 벌이다가 IMF 사태로 인한 비용절감 차원에서 전격적으로 폐쇄됐던 것이다. 어려운 상황에서 회사가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는 고육지택였다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을 곱씹어 보면 문제가 많았다.
전격적인 폐쇄방침 사원들은 뒷전
폐쇄되는 지국의 당사자들에게 그들의 처지가 어떻게 된다는 대책도 없었고 소위 짤리게 되는 사람들이 다른 일자리를 알아볼 시간적 여유도 없이 통보에서 폐쇄까지 20여일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던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SBS를 위해 헌신했던 조직원들에게 인간적인 배려는 끼어들 여지조차 없었다. 당시 폐쇄됐던 지국의 카메라 기자들은 당연히 서울로 올라가서 일을 계속 할 수 있으리라고 어렴풋이 예상하고 있다가 폐쇄 사흘전에서야 자신들도 지국과 운명을 같이 한다는 사실을 접했다. 한달에 백만원이 조금 넘는 월급으로 생활하며 수년간 갖은 고생을 했던 그들이 느꼈을 인간적인 배신감은 무슨 말로도 표현할 수 없었을 것은 자명하다.
인천방송 겨냥한 수도권 지국 부활
그렇게 비정하게 전격적으로 폐쇄했던 지국들이 부활되는 원인은 다름아닌 인천방송의 경인지역 권역확대를 노리는데 대해 나름대로의 방어 대책으로 수도권 뉴스를 신설하고 여기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시청료 없이 광고만으로 유지되는 민방의 특성상 인천방송의 이런 움직임은 SBS의 앞날에 먹구름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고 위기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뉴스를 위해 존재하는 지국이 뉴스 외적인 요인에 의해 죽었다 살아났다 하는 점에 대해 우리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보도는 그 본령으로 승부해야하는 정통 경연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근시안적인 술책(?)이 좀처럼 통하기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이다. 몇년 전 인천 방송이 출범 움직임을 보였을때도 수도권 뉴스를 편성해 방송하다가 몇달 뒤 슬그머니 사라진 적이 있었다. 그떄도 뉴스 외적인 요인에 의해 그 프로의 운명이 좌우됐던 것이다.
멀리 보는 경영정책이 아쉽다.
이번에 부활되는 지국들의 앞으로의 운명은 어떤가. 관계자에 따르면 그 목숨이 한 5년은 갈 것이라고 한다. 그럼 5년 뒤나 그동안이라도 또 다시 뉴스 외적인 요인에 의해 얼마든지 운명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뉴스의 경쟁력과 질은 다시 흔들리지나 않을까 의문이다. 경영상 필요라 하더라도 근시안적인 행태는 배격돼야 한다. 또 그런 일이 불가피한 상황이러면 헌신했던 조직원들에게 최소한의 인간적인 배려를 기대하는 것은 치열한 방송환경에선 꿈꾸기 힘든 너무도 안일한 생각인가 자문해보며, 경영논리와 보도의 본령을 지키는 것이 서로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결국엔 하나로 일맥상통한다는 인식이 아쉽다. 작성일:1999-08-16 0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