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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갈무리] (긴급 취재) "연봉직은 없고 계약직만 있다"

닉네임
SBS본부
등록일
1999-09-07 01:00:00
조회수
2951
(긴급 취재) "연봉직은 없고 계약직만 있다"


지난 4일 본사 노조 사무실에서 SBS와 SBS뉴스텍, 아트텍 등 3사의 연봉직 대표자 모임이 있었다. 이날 연봉직 사원들이 정리한 요구사항은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

연봉직의 세가지 요구사항

첫째는 최소한의 최저임금을 보장할 수 있도록 기본임금을 대폭 상향 조정하라는 것이고 둘째는 계약서상의 신분불안을 해소해 달라는 것, 그리고 셋째는 각종 복지 제도에서 일반직과 동등한 대우를 해 달라는 것이다.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체 구성제의

연봉직 사원들은 첫째 사항과 관련해서 일반직과 같은 학력과 경력을 갖추고 동일한 직종에서 일하는 연봉직 사원들에 대해서는 일반직의 70% 수준의 임금을 보장해 달라는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했다. 올해의 임금인상 내용으로는 97년 기준으로 20%를 일괄 상향조정한 뒤에 15%를 추가로 인상해서 모두 35%를 인상해 달라는 인상안을 내놓았다. 고용안정과 관련해서는 사실상 어떤 이유를 들어서도 계약을 해지하거나 재계약을 거부할 수 있도록 돼 있는 현재의 고용계약서를 전면 수정해 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문제들과 관련된 구체적인 사항들을 논의하기위해서 연봉직 대표와 회사 인사팀, 그리고 노조와의 협의채를 구성하자고 제의했다.

회사, 수용 어렵다는 입장 밝혀

회사에서는 그러나 연봉직 사원들이 내놓은 요구사항에 대해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인상률도 인상률이지만 개별계약인 연봉직 사원의 처우에 대해서 단체협상을 벌일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노조와도 이미 기본적인 임금 인상안에 대해서 합의를 했기 때문에 개별적인 내용까지 단체협상르 하는 것을 있을 수 없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연봉직 문제 허술하고 무원칙적인 정책에 기인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연봉직 사원들이 내놓은 주장에 담겨있는 가장 근본적인 부분이다. 그것은 회사가 연봉직 사원들을 같은 가족으로 받아들여 달라는 것이다. 회사측은 35%라는 수치나 이들이 제기한 요구사항들을 보고 거부감을 느끼기에 앞서 사원들이 이처럼 자신들의 위치에 대해서 절망하면서 인간적인 대우를 요구하는 이유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연봉직'이라는 말보다는 '연봉직 문제'라는 말이 더 익숙할 정도로 문제점을 안고있는 일면 허술하고 무원칙적인 회사정책에 기인한다고 볼수 있다.

채용 기준의 공정성 의문

동일한 경력에 동일한 학력을 갖춘 사람을 동일한 업무를 위해 채용하면서도 임금이 서로 다른 경우도 있고 채용기준의 공정성도 의문이 간다. 어떤 책임자는 채용을 하면서 일정기간 이후에는 일반직으로 전환한다는 책임질 수 없는 약속을 하기도했다.
곧바로 임금에 반영이 되는 평가를 하면서도 부서 내에서 돌려가며 우수등급을 받거나 나이나 가족을 고려해 우수등급을 주기도 하는 등 자의적인 평가가 이뤄져 평가제도 자체에 대한 불신을 자초했다. 심지어 몇몇 연봉직 사원들을 일반직으로 전환한 것조차 연봉직 사이에서 상호불신과 회사에 대한 배신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공정한평가에 따라 정말그렇게 될 사람이 그렇게 된 것이 아닌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가 난 것인지는 모르겟으되 이런 의심과 불신의 출처가 회사측이라는 점을 직시하고 개선책을 찾아야 한다.

회사는 적극적인 해결태도 보여야

사실 연봉직 문제는 창사 이래로 쌓여온 뿌리깊은 문제다. 그 때문에 일도양단의 어떤 간단한 해결책을 찾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노조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회사가 회사의 편의에 따라 우너영해 온 제도로부터 비롯된 문제이니만큼 회사는 해결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회사가 정말 연봉직 사원들이 내놓은 요구를 수용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 솔직하고 정정당당하게 근거를 밝히고 설득에 나서야 한다. 이제 이 문제를 더이상 판도라의 상자처럼 열기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뉴스텍, 아트텍 사측에서도 적극적인 참여의지 보일때

이 문테를 근본에서부터 재검토하고 개선책을 찾기 위한 폅의체를 구성하는 것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응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뉴스텍과 아트텍 경영진의 태도다. 연봉직 문제는 3사 전체의 문제다. 사원드르이 처우가 3사간의 기본 합의서에 따라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해서 마냥 이 문제를 본사의 처리에 내맡기고 잇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현재의 여건상 재량권을 행사할 여지가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소속 사원들의 복지와 실질적인 임금인상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앞서 언급한 3자 협의체를 구성한다면 뉴스텍과 아트텍 사측의 경우에도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적게 주기 위한 연봉직은 연봉직이 아니다.

회사는 연봉직을 도입한 것이 임금을 적게 주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여러차례 이야기한 바 있다. 그렇다면 능력이나 실적에 따라 일반직보다 연봉을 더 많이 받는 사원들도 많이 나와야 한다.
이론적으로 보더라도 고용안정의 불안 용인이 임금으로 보상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나 우리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 그저 임금을 조금이라도 적게 주기 위해서, 그리고 장기적인 인력관리상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 운영되는 연봉제만 있다. 이 때문에 우리 회사에는 사실상 연봉직은 없고 계약직만 있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작성일:1999-09-07 0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