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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cliping] 표절의 열매에는 독이 있다.

닉네임
SBS본부
등록일
1999-09-07 01:00:00
조회수
1377
표절의 열매에는 독이 있다.


무얼 만들어도 봐 주지 않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다른 채널보다 더 공을 들였고 그래서 분명히 더 좋다고 생각되는데도 아예 눈길조차 받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좋은 연기자, MC 들은우리를 멀리했지요. 불과 1년 반 ,2년 전의 이야기입니다. 꼭대기부터 말단까지 이구동성으로 외쳤습니다.
"채널 이미지, 스테이션 이미지를 바꾸지!"고....

SBS는 표절 방송?

시간은 쉬지 않고 흘렀고 우리는 그 긴 고통의 터널을 지나와씃빈다. 그러나 얼마 전 SBS의 로고가 신문 지면을 화려(?)하게 장식했습니다. 표절,베끼기, 몰염치, 징계 등의 살벌한 단어들과 함께...

고통의 터널은 지났는데...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 봅시다.시청자들의 냉대가 억울하고 서루웠지만 그래도 그 눈길을 돌리려고 참 애를 많이 썼습니다. 그것만이 우리가 살길이었으니까요, 설상가상으로 IMF환란까지 겹쳐 모든 것을 몸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었던 그때 우리는 한발 더 뛰고 숨 함번 덜쉬면서 그렇게 살았습니다. 교양 프로그램은 웃음을 연구했고 예능 프로그램은 유익함에 대해 고민했고 드라마는 참신한 소재를 찾아냈지요.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촬영을 나가면 사람들은 다시 우릴르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그 긴 고통의 터널은 그냥 시간이 흘러서, 그저 세상이 돌고 돌아 지나 온 것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바보"가 되지 말자

독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사람을 표현하는 가장 적절한 단어가 있습니다. "바-보"
이런 저런 문제 (돈, 인력, 시간, 환경, 구조)등을 다 젖혀놓고 "바보가 되지 맙시다"
시간이 없어서, 눈치가 보여서, 시청률 표가 아른거려서 실족하지 맙시다 누가 어떤 식으로 유혹하거나 강요하더라도 절대로 실수하지 맙시다. 왜냐하면 매맞을 때가 되면 아무도 변명해 주지 않고, 누구도 편들어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족들에게도 말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원칙을 사수하라?

이제 일단 젖혀 두었던 문제들을 꺼내겠습니다.
'어떠한 조건에서라도 원칙을 지켜라'는 말은 참 잔인한 말입니다. 혼자만의 일이라면 도닦듯이 어떻게 해 볼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우리 일은 혼자하는 일이 아닙니다. '어떻나 조건'에서라도 원칙을 지키려면 다른 사람들에게 끊임없는 희생과 고통을 요구해야 합니다.
부탁이 되건 강요가 되건 참 피곤한 노릇이고 피곤이 겹치면 실수하기 쉽지요.

멍하게 만드는 회의

느닷없이 소집되는 기획회의
방송날짜: 촉박함, 인력:지금 그대로, 제작비:될수 있는 한 적게
이런 회의에서 우리 머리는 멍해집니다. 할수 있는 일은' 나는 머리가 나쁜 사람이다'고 자책하거나 다른 사람이 얘기할때 딴 생각하는 것 뿐입니다.

PD를 배반하라.

사람은 기계가 아닙니다. 따라서 PD는 방송날짜와 시간만 집어넣으면 프로그램을 쑥쑥 빼내는 기꺠가 아닙니다. 그래서 회사가 해야할 일이 있습니다. '이제는 PD를 배반'하는 것입니다. '언제 어던 상황에서도 PD는 회사발전을 위해 묵묵히 참고 일할 것이다'는 믿음을 버리고 철저히 활용하는 것입니다. 하나는 '하나를 주고 열을 빼내는 것이지요' 하나는 연구개발비고, 열은 표절의혹이 없으면서 강한 프로그램입니다.

대기업에게 배워라

대기업들은 이 부분에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습니다. 회사는 '이윤'에 있어서는 대기업을 열심히 배우려고 하는것 같은데 정작 그 이윤을 창출해 내는 중요한 요소인 연구개발의 개념에 대해서는 생가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연구개발비는 더울 강한 경쟁력을 갖추기위해 쉽게 말해서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신기술, 신제품을 연구하는데 들어가는 돈입니다. 연구개발비의 비율이 높을수록 더 좋은 회사, 더 많은 돈을 버는 회사라고 보면 틀림없습니다.

주먹구구+돈벌욕심=표절

때되면 우르르 모여서 '그동안 생각해 왔던 것 꺼내봐','일하면서 늘 다음일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 아니냐'고 윽박지르거나 이사람 빼서 저기 막고 저 사람 빼서 여기 막는'주먹구구'를 계속하면서도 돈벌 욕심만은 그대로라면 표절의혹은 언제까지나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프로그램의 경쟁력에 미래를 걸어야 하는 방송사라면 프로그램 개발에 모든것을 걸어야 하는 것 아닙니가? 5년, 10년 앞을 내다 보면서 필요한 인력들을 훈련하고, 개발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고 적정한 미용을 투입하는 프로그램 연구개발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표절금지의 원칙을 강조하면서 개인의 도덕성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이렇게 하는 것이 표절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아니겠습니까? 돈이 많이 든다구요? 아닙니다. 긴 터널 지나는 비용에 비하면 훨씬 적을 겁니다. 아주 쉬운 얘기를 너무 길게 했나 봅니다.

창조의 힘과 생명력을 위하여

12층 대회의실, 2000년 신년사가 잔잔하게 울립니다. "표절의 열매는 달콤하지만 독이 있습니다. 우리가 개발한 프로그램은 당장은 밍밍할 지도 모르빈다. 그러나 더 달게 만들어 나갈수 있습니다. 우리가 직접 만들었기 때문에, 우리가 제일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창조의 힘과 생명력입니다."
작성일:1999-09-07 0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