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가 어느덧 다섯번째 소식을 전한다
어떤 사람은 '겨우 다섯번째야'라고 말을 할 수도 있겠지만 편집위원들은 노보가 다섯번이나 발행 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하다.
SBS설립이후 너무 오랫동안 내부적으로 아무런 비판의 칼이 가해지지 않았던 탓인지, 노보에서 문제점 하나가 지적되기라도 하면 책임자들이 너무나도 뜻밖의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문제점 지적에 대한 책임자들의 반응은 대부분 비슷했다. 우선 문제를 시인하고 그동안의 관리소홀을 반성하기보다는 문제의 지적은 사실이 아니며 노보가 거짓을 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문제의 본질보다는 지엽말단에 목숨을 거는 듯했다.
심지어 어떤 책임자는 눈앞에서 확인된 사실에 대해서도 거짓말을 했다. 바로 앞에서 문제가 되는 청탁을 하는 것을 보고 드렀는데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잡아뗐다. 그리고는 노조가 회사를 음해한다고 주장했다.
뿐만아니라 아랫사람들을 동원해 이런전런 변명과 함께 사과를 요구해대고, 노보발행에 관계된 사람들에게 항의하기 일쑤였다.
어떤 책임자들은 어떻게 하면 노보를 발행하지 못하게 만들까하는 회의까지 열었다고 한다.
거짓말과 책임회피, 그리고 사실왜곡, 언론이 제일 싫어하는 부더덕한 공무원, 또는 부도덕한 사업자의 행태와 다를 바 없었다. 언론사 내부에 언론의 가장 큰 적이 있었던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우리 편집위원들조차도 '이렇게 시달림을 당할 바에는 발행을 중단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까지 나와싿 그러니 편집위원들이 노보를 5호나 발행한 사실을 신기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는가?
많은 조합원들은 책임자들에게 조직 전체를 생각하게 하기 보다는 오직 한사람만을 바라보게 만든 SBS의 분위기가 이런 문제점을 만들어 왔다고 말한다.조직을 생각해 한번 행동하는 것보다 한사람을 위해 무리한 일을 백번 하는 것이 신상에 이롭다는 분위기 말이다.
노보는 어떤 특정인을 공격하기 위해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일터를 좀더 일하고 싶고, 일 잘할 수 있는 일터로 만들기 위해 그동안 무비판의 천막속에 가려져 왔던 문제점들을 드러내고 해결하고자 한는 것이다.
SBS에는 지난 9년동안 쌓여온 문제점들이 아직도 많다. 일하기 좋은 일터를 만들기 위해 조합원들의 응원과 격려 속에 노보는 건전한 비판의 목소리를 더욱 높여 갈 것이다. 작성일:1999-09-07 0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