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은 유난히 대통령 동정기사가 많은 달이었다.APEC참석에서부터 호주, 뉴질랜드 국빈방문, 그리고 추석맞이 근로자 위문방문 등....애통령이 그만큼 일을 많이 했을 수도 있겠지만 태통령 기사라면 무조건적으로 받아쓰는 방송사의 보도관행이 대통령 기사의 홍수를 가져왔다.
일방적인 받아쓰기 여전
관급기사를 전적으로 정부에서 의존하던 과거에 비하면 그래도 요즘 언론사들은 정부를 상대로 한 취재가 많이 수월해진 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대통령의 동정에 대해서는 일방적인 받아쓰기식 기사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대통령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뉴스시간을 필요에 따라 여당에 유리한 쪽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는 방송사가 대통령에 대해 비판기사를 쓰지 못하는 한 걔속되는 일이고, 따라서 그동안 방송이 항상 권력의 시녀역할을 했다는 악평을 벗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방송사는 청와대 홍보기관?
방송사는 결코 청와대를 대변하는 홍보기관이 아니다. 대통령 외국순방때마다 부산떠는 방송사들의 관행을 짚어보자. 아침뉴스에서부터 낮뉴스, 저녁뉴스 , 마감뉴스에 이르기까지 대통령이 어떻게 떠났고, 누구를 만났고, 어디로 갈건지 시시콜콜 자세히도 전한다. 갔다와서는 너나 할 것 없이 성공적인 방문이었다고 앞다퉈 방문 성과를 평가하는 기사들, 시청자들의 관심과는 상관없이 무조건적으로 뉴스면을 채우고 있다. 시청자들은 채널 선택권마저 빼앗긴채 싫든 좋든 그 뉴스를 드렁야 하고 자연스레 총선 교육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명심해야 한다. 시청자들도 TV를 꺼버릴 수 있다는 시실을.
제 2 국정홍보처는 곤란
사실 뉴스메이커인 대통령의 움직임을 취재하는 것은 언론의 당연한 의무다.
하지만 많은 비용을 들여 직원들을 파견하고, 무조건 뉴스시간을 메워조구. 거기에다 무조건 잘했다고 기사를 써 댄다며느 방송이 제 2의 국정홍보처 역할밖에 더 할수 있겠는가? 방송이 진정 국민의 여론을 수렴하고 이끄는 공기의 역할을 감당하려면 이제 방송사도 달라져야 한다.
추석연휴 여당기사 일색
지난 추석 연휴기간동안 SBS는 야당기사를 거의 소화하지 않았다. 물론 타방송사도 마찬가지였다 연휴를 끝내고 야당총재가 방송기자들에게 그럴수 있느냐고 화풀이까지 했다한다. 당연히 기사꺼리가 없으면 안 쓸 수도 있겠지만, 그사이 여당관련기사가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시골 촌부들은 당연히 여당이 정치를 잘하고 있다고 믿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무조건 잘했다'가 돼서야
총선이 6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현재 여당은 내년 총선을 자신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민심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 뻔하다
그렇다면 대통령이라면 맹목적으로 보도하는 방송뉴스의 생리를 이용하려 들지 않을까. 이럴때일수록 방송이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져야 한다. 대통령의 잘못을 꼬집을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적어도 '무조건 잘했다'는 식의 받아쓰는 홍보기사로 편까지 들지는 말아야 한다. 작성일:1999-10-04 0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