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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cliping] 라디오 프로그램에도 기사 삭제 압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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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본부
등록일
1999-10-04 01:00:00
조회수
1473
라디오 프로그램에도 기사 삭제 압력
청와대 관계자 전화, '홍사장건 다루지 말아 달라'
압력에 스스럼없이 굴복하는 언론인들도 문제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에 대한 영장이 청구된 다음날인 1999년 10월2일 오전 8시 SBS라디오의 뉴스 퍼레이드 시간. 이날 방송이 된 내용은 1)갓난 아이 유괴 용의자 검거(SBS특종보고) 2)정주영 김정일 면담 및 정가 종합 3)5대 그룹에 거액 과징금, 이렇게 3가지 였다. 홍 사장에 대한 내용은 전혀 언급도 되지 않았다. 라디오 보도프로그램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라 할 수 있는 봉두완 교수의 이 프로그램에서 비교적 중대한 사안이라고 할 수 있는 홍 사장 사건이 아예 언급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 프로그램 관계자의 말은 이렇다. 이날 프로글매 진행에 앞서 프로그램 담당자에게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으며 회사 고위 간부러부터도 전화가 걸려왔다는 것이다. 청와대측의 요구는 홍 사장 건이 프로그램에서 다루지 말아 달라는 것. 회사 고위 간부의 전화도 이 건에 대한 자제 요청으로 사실상 취급을 하지 말아 달라는내용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이 프로그램은 이 사건에 대해 한마디 언급도 없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방송됐다.
이 사안에 대해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것은 두 가지다. 먼저 사안의 본질이다. 우리는 언론도 결코 사정으로부터 성역이 될수 없으며 특히 언론사주의 탈세와 같은 비리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것이라는데 전혀 이의가 없다. 더구나 ㅇ엄격한 도덕성이 요구되는 언론사 사주로서 그런 짓을 저질렀다면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다. 이런일을 '관행'운운하며 변명하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다. 그러나 모든 일에 양면이 있듯이 이 일에서도 과연 사정의 칼날이 공정하게 휘둘러졌는가 하는 측면에 대해서는 쉽게 납득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홍 사장 영장청구 직후부터 중앙일보가 쏟아내고 있는 사실은 현 정권의 언론에 대한 잘못된 행태를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이런 점을 제외하더라도 현직 주요 언론사 사주의 구속이라고 하는 사건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기사가치가 있는 것이다. 통상적인 경우라면 최소한 기자 리포트라도 들어갔어야 될 사안이다. 물론 이것이 순수한 기자가치 판단, 내지는 프로그램 제작진의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다면 다른 문제지만 이처럼 외압에 의해 기사가 취급되지 않은 것은 결코 간과할 수 업는 문제다. 노조는 특히 이런 일이 청와대의 외압에 의해 대담 프로그램을 신설하려 는 문제에 대해 노조가 강력저지를 선언한 상태에서 버젓이 자행됐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압력을 가한 자들은 물론 언론인으로서의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내팽개치고 이런 압력에 스스럼없이 굴복한 사람들 모두 왜 보도 프로그램이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해 맹성해 볼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권력자 입맛대로 내용이 오락가락하는 프로그램이라면 존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작성일:1999-10-04 0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