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SBS가 얼마나 비효율적인 인력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드러났다. 이 자료를 보면 지난 해 초 사측이 구조조정이라는 미명아래 30%의 인원을 감축시킨 '대학살'의 명분은 허구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지난해 대학살이 진행됐을 때 사측은 이렇게 말했다. "SBS는 광고만으로 먹고 사는 민방이기 때문에 적정한 이윤추구는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같이 어려운 상황에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경영을 추구해야 하고 결국 인력감축은 불가피하다."
지난 해 말 전격적으로 분사가 단행됐을 때도 사측은 같은 말을 되풀이 하며 "경쟁력을 가져야 살아 남는다"는 말을 추가했다.
그러나 결국 사측에 의해 감행된 구조조정은 오히려 경쟁사에 비해 생산직보다 경영관리직 비율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감히 경영권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무지몽매(?)한 우리들도 생산직보다 경영관리직 비율이 높아져야 생산성이 높아지고 경쟁력이 생간다는 경영이론은 들어본 적이 없다. 무엇을 위해 주고조정을 했는지 다시한번 되묻고 싶은 부분이다.
노동자들에게는 그렇게경쟁력과 효율성, 합리성을 강조하던 사측이 오히려 비효율적인 경영을 하다니...
평소 '방송'이라는 것, 그리고 방송의 생산성을 전혀 모르는 인사가 갑자기 외국의 최신 이론을 가지고 들어와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맘대로 경영을 했던 결과가 아닐까?
인력이 모자란다고 생산현장에서 아우성칠 때면 사측은 "경쟁사에 비해 인원이 결코 적지 않다. 지금 이 정도가 가장 합리적이다. 우리는 소수정예를 지향하다"고 말해왔다.
현장의 노동자들은 이른바 '소수정예'로 공룡같은 경쟁사들과 매일매일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데, 사측은 '다수방관'으로 스스로 공룡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사측은 올해도 방송현업직 이누언을 채용할 계획이 없다고 한다.
경쟁사에 비해 현업직 숫자가 결코 적지 않고, 이정도면 방송하기 충분한데다, 현업직을 공개채용하면 비용도 많이 들고 써먹는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걸려 "경영상 비효율적"이라는 이유다. 작성일:1999-11-16 0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