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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cliping] (칼럼) 우리 안에 냉소주의는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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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본부
등록일
1999-11-16 01:00:00
조회수
1498
(칼럼) 우리 안에 냉소주의는 없는가


한 야당의원의 폭로로 시작된 대치정국이 정치인과 언론인간의 검은 유착과 뒤얽히면서 끝간데없는 기리멸렬로 이어지고 있따.한쪽에서는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고 다른 한쪽에서는 고발로 대응하는 이전투구속에 국민의 삶의 질을 좌우할 중요한 민생법안이나 예산안 심의조차 뒷전에 내팽개쳐져 있다. 국민들은 어느쪽의 말이 사실이고 누가 잘못한것인가를 판단하기 이전에 이미 정치자체에 대해 고개를 내젓고 있다. 늘 있어왔던 일로 받아들이고 분개해봐야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차가운 냉소가 사회전반에 스며있다.
한때 정치과잉이라 할 정도로 모든 사람들이 정치전문가였던 시절이 있었다. 독재와 반독재, 양심과 비양심이 비교적 명백했던 시절에는 부조리한 현상에 분노하고 이데 저항하는 것이 옳은 길이라는 공감대가 잇었다. 그리고 문민정부가 수립되고 다시 국민의 정부가 들어섰따. 정권이 바뀔때마다 개혁과 사정이 있어왔고 그때마다 몇몇의 사람들이 처벌받았다. 그러나 단되받은 사람들은 보복이라는 혐의를 들이대며 아무도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고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뒤에는 버젓이 사회의 중추에 복귀했다. 그리고 부조리는 계속되며 속을 알길없는 일반인들은 으레 그러려니 하는 냉소로 자신들의 '철없는' 비분강개를 삭이고 살아왔따.
잘못된 현상에 대해 저항하고 이의 시정을 위해 들끓는 사회는 건강한 에너지를 갖고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부조리가 일상화되고 그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객기 정도로 치부될 때 사회화 과정이 옳지 않은 것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 될때 그사회는 병들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지금우리 사회 어디에서도 잘못된 현상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것을 당연한 일로 받아들일 곳은 없어 보인다. 그저 뭘 몰라서 그러는 것이요, 시간이 지나면 달라질 뿐인 일시적인 만용이요 썰렁함에 불과한 것이다.
언론인으로서, 또 방송인으로서 잘못된 현상에 대해 너무 관대하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일이다. 언론사는 언론사인 이상 사주의 개인 소유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주의 구속에 대해 언론탄압이라 주장하며 기득권을 지키기에 급급한 언론인들을 보면서, 또 스스로 언론인이기를 포기하고 정치인과 결탁해 정보를 사고 파는 일부 언론인들을 보면서, 혹시 우리도 부조리를 상식으로 받아들이며 살고 있지는 않은가 되돌아 보게 된다. 다른 직업보다 조금 더 나은 보수를 받는 고급월급쟁이의 지위에 만족해 잇지는 않은지. 그래서 방송인이자 언론인으로서의 권리에 대해서조차 냉소를 보내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게 되는 것이다.

박진홍
편집위원
작성일:1999-11-16 0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