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노보편집실에서는 새천년, SBS 10년을 맞아 바람직한 조직문화의 방향과 문제점을 짚어보는 시리즈를 여재합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느껴왔고 아파했던 것들, 지난 10년간 모두가 가슴속에만 묻어왔었던 것들을 이제는 노보를 통해 공개적으로 제기하고자 합니다.
우리의 치부를 들어내는 것이 다소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어느 조직이든 문제점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문제점을 직시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있어야만 그 조직의 건강성과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SBS조직 문화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자 합니다.
조합원 여러분은 물론이고, SBS에 몸담고 있는 모두의 허심탄회한 의견을 반영하고자 하오니 적극적인 참여 바랍니다.
'줄을 잘 서야 출세하는데 지장이 업어....'
군대 이야기가 아니다.
호위 새천년 종합 멀티미디어 방송을 선도적으로 열어간다는 우리가 하는 이야기다.
이 뿐만 아니다. 인사철만 되면 '그 사람이 성공인지, 진골인지",'로얄패밀리'라는 말까지 공공연히 떠돌았다.
군대도 아니고 왕조시대도 아닌데 이런 의식과 풍토가 우리의 조직문화에 자리잡고 있는 이상 SBS의 미래를 담보할 수 는 없다. 왜냐하면 SBS의 힘은 조직에서 나오며 그것은 조직구성원 개개인 모두의 실력이 하나로 모야졌을 때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SBS는 단결된 강한 조직인가?
보는 관점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기 때문에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을 잠시 유보하고 먼저 우리 주위를 살펴보자.
'줄서기'SBS 조직문화의 서글픈 현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SBS는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소위 '라인'이라는 것이다. 출신 직장에 따라 '라인'이라는 것이 버젓이 존재하고 그 '라인'에서 비껴나 있는 조직원이 피해를 보는 SBS 조직문화의 서글픈 현실은 지금도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 왜곡된 조직문화의 뿌리는 멀리 SBS 개국 초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SBS는 신생 방송사라서 인력의 대부분을 기존 방송사에서 충원할 수 밖에 없었다. 이른바 중앙 양대 방송국 출신 인력들이 주축을 이뤘다.
끼리끼리 편가르는 왜곡된 조직문화의 씨앗은 그때부터 잉태되고 있었다.
초창기 인력들은 SBS라는 새로운 직장에서 만났음에도 같은 직장 출신끼리만 어울리는 관습을 만들어갔다. 식사도, 술자리도 그들끼리 만의 모임이었다. 이런 모임을 통해 서로간의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해 갔다. 물론 새 직장으로 옮겨 낯선 사람들과 만나다 보니 전 직장동료, 선후배와 정서적 유대감을 나눠 가지는 거까지 탓할 수 없다. 그러나 정서적 유대감이 타 출신 구성원에 대해 배타적 적대적 영향력으로 나타났을 때 그 조직의 폐해는 심각해진다.
일부 간부들의 집단 편가르기 줄대기 형태 만연
실제로 오직 출신 성분만으로 편가르기를 일삼고 있는 사이 SBS조직구성원간의 반목과 질시는 더욱 깊어졌고 우리는 스스로를 '모래알같은 조직'이라고 비하하곤 했다. 우리의 잘못은 바로 그 점이다. 적어도 SBS라는 한 직장 울타리에 몸담은 이상 서로가 서로를 감싸안고 배려했어야 했다. 아무리 냉혹한 조직이라지만 정서적으로나마 하나된 감정을 공유해야만 했다.
그러나 우리들은 서로를 배척했다. 마음의 벽을 굳게 닫아버렸다. 타 출신끼리의 대화, 정보교환은 없었고, 식사자리도 거의 함께 하지 않았다. 자사 출신 인사를 요직에 올리기 위해 서로간의 음해도 마다하지 않았고 고위층에 줄대기도 서슴지 않았다.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았다. 업무능력을 힘쓰기보다는 소위 어느라인에 줄을 대는 것이 자신에게 유리한지를 살피는 후배들이 생겨나게 했다. 일부 후배들은 이러한 선배들을 능력 있는 자라고 생각하는 경향도 생겨났다. 보고 듣고 배운 것이 일부 선배 간부들이 보여준 집단 편가르기, 줄대기 행태였으니 후배들을 마냥 탓할 수는 없는 분위기였다.
이런 와중에 더욱 소외되는 SBS 구성원이 있었다. 중앙방송ㅇ 출신도 아닌 지방방송 출신들, 그나마 방송도 아닌 신문,라디오 통신, 그도 저도 아닌 기타 출신 등은 심한 소외감을 느껴야 했던 것도 사실이다. 어떤 면에서 SBS 조직문화는 오너에 대한 충성경쟁이 한 축을 이뤘다면 또 한 축은 끼리끼리가 서로를 적대시 하는 패거리 문화였던 것이다.
뿌리 깊은 파벌 의식 여전
이것이 지난 10년간 우리 조직이 형성해 왔던 한 단면이다. 그 뿌리깊은 파벌의식은 지금까지도 조직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SBS는 더 이상 그러한 조직문화를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조직의 힘은 공정한 인사를 통한 화합과 자발적인 단결에서 나온다, 그러기 위해 인사권은 포용과 화합의 정신에서 출발해야 한다. 소위 '눈밖에 난 사람'은 끝까지 불이익을 준다든지, 또한 아부와 충성만 일삼는 구성원을 계속 양지에 두는 것도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SBS라는 한 조직에 몸담고 있으면서 끼리끼리 카르텔을 형성하고 타 출신을 음해하는 것은 뒷골목 시정잡배가 할 유치한 것이다. SBS라는 조직은 몇몇 출세에 혈안이 된 사람만의 직장이 아니다. SBS는 여기에 몸담고 있는 모든 사람의 꿈과 희망과 미래가 숨쉬고 있는 곳이다.
공정한 인사통한 자발적인 간결로 극복해야
모든 강성국가는 외부의 침략이 아니라 내부의 파벌때문에 무너졌다는 사실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SBS 발전의 걸림돌, 그것은 외부 환경의 도전만이 아니다. 그것은 내부의 단결과 화합을 헤치는 파벌의식이다.
문제는 우리 내부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