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지난 두 번의 글 같지도 않은 글(?)을 통해서 인간 눈의 기능을 무시한 무분별한 자막 남발이 어떤 악영향이 있는가와 WIRELESS MIC의 잦은 TV출연(?)이 얼마나 창피한 일인가에 대해서 간단히 말씀드렸고, 오늘은 우리나라의 뉴스, 교양물, 다큐멘터리를 미국의 그것들과 비교할 때 또 하나의 가증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는 촬영과 화면 편집의 호흡에 대해서 좀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CNN을 (CNN이 미국 공중파 방송과 비교할 때 여러면에서 상당히 거친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 방송계의 원칙은 대체로 유지하고 있음) 한번이라도 유심히 보신 분은 금방 느끼셨을텐데 뉴스도 그렇고 여러 형태의 교양물이나 다큐멘터리의 화면 편집 호흡이 상당히 깁니다.
'LONG WIDE SHOT, SLOW PAN, SLOW ZOOM IN, LONG CLOSE UP SHOT'을 섞어가면서 그냥 무성의하게 뚝뚝 끊어 붙인듯한 인상을 받게됩니다. 경우에따라서 조금 성의를 들인다고 들였다면, 매 컷마다 디졸브 기법 정돕니다.
그러나 얼핏보면 아주 유치해보이지만 이걸 가만히 보고 있으면 상당히 눈이 편하고, 전체 화면이 눈에 쉽게 들어올 뿐 아니라 전달하려는 상황이 머리에 오래 남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일본 방송에서도 대체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우리보다 최소한 1.5배에서 2배정도 호홉이 깁니다.
미국 편집자들이 화면 장난칠 실력이 없어서 일까요? 절대로 그렇지않습니다. 혹시 우리나라 뉴스를 보고 나서 뭐 복잡하고 현란한 화면을 많이 본 것 같은데, 도대체 사고현장이 어떻게 돼 있는지? 어쩌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FULL SHOT같은 것이 기억나지 않는 경험을 해보셨습니까?
미국 방송이 이런식의 편집을 하고 있는 것은 미국 저널리즘 교수들의 철저한 분석에 따른 것입니다.
가장 현실을 표현하고 아해들 장난치는 것 같은 뮤직비디오 같은것들과는 달리 뉴스나 교양물, 다큐멘터리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일들 가운데 방송국이 판단할때 의미있다고 보는 것을 골라서 시청자들한테 그대로 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간의 눈이 평상시에 세상을 바라보는 것과 비슷할수록 편안함을 느끼게 되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눈은 대체로 어떻게 이토록 아름다운 우리주변의 세상을 보는 가에 대해서 교수들이 연구를 한 결과, 대체로 인간은 평상시에 WIDE SHOT 40%,MEDIUM SHOT 30%,CLOSE UP SHOT 20%,EXTREAM CLOSE SHOT 10% 정도로 세상을 본다고 합니다. (미국사람이나 우리나라 사람이나 다 같은 인간이니까 우리나라 사람도 대체로 그러하리라고 생각됩니다.)
이같은 SHOT의 구성에 우리가 지금 뉴스화면을 편집하듯이 극히 짧은 호흡으로 로봇이 세상을 보듯이 딱 딱 끊어서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대체로 SLOW,SLOW로 보다가 아주 특별한 경우에 극히 예외적으로 말하자면 QUICK ZOOM이나 QUICK PAN 같은 것들이 이루어 진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 글을 읽으시면서 가만히 생각해 보시고, 경험해 보십시오.
어떻습니까?
따라서 현재 우리나라의 교양물이나 다큐맨터리, 뉴스를 놓고 볼때 특히 뉴스편집은 (혹자는 뉴스편집이 이렇게 된 이유에 대해서 5공때 단순한(?) 전 대통령한테 잘보이기 위해서 화려한 편집이 등장하지 않았느냐 하는 이야기도 합니다만....)상당히 어떻게 보면 뮤직비디오를 닮은 기형적인 편집형태를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YELLOW JOURNALISM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같은 미국식 편집이 가능하려면 화면을 찍을때부터 좀 다른 방법으로 찍어야 될 것입니다.
다음호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