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e-business등 디지털 시대로 불리는 새로운 천년이 시작됐다. 이런 시대 변화를 반영하듯 방송 3사의 뉴스에도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대표리포트제'도입과 '기자 출연'그리고 방송 스튜디오 개조등 뉴스형식부터 바뀌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내용에 있어서도 인터넷과 정보통신, 주식, 벤처기업 관련 아이템들이 전에 없이 주요 리포트로 메인 뉴스를 채우고 있다.
실제로 새해가 시작된지 한달이 채 안된 기간동안 주식시장의 동향이 톱뉴스로 연일 보도되었고 거래소 시장뿐만 아니라 벤처기업들이 몰려있는 코스닥 시장의 움직임이 주요 아이템으로 자리를 잡았다. 또 1~2년 사이에 수십억을 벤처 사어박와 네티즌 관련 아이템등도 자주 등장하고 있다. SBS의 경우 미국의 인터넷 회사인 AOL과 타임워너 사의 합병소식이 톱 뉴스로 등장할 정도였다. 여기에다 전에 없이 국제와 문화 뉴스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방송사들은 이러한 변화를 통해 시청자의 관심과 요구를 충족해 나가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결론은 시청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아이템으로 시청률을 올려보겠다는 것이다. 방송사들은 이미 새해가 시작되기 전부터 30시간 안팎의 밀레니엄 특집을 마련해 자존심을 건 대결을 펼쳤다. 이를 위해서 한 방송사에서 1백 50억원의 예산이 들어간 정도였다. 다른 방송사들도 이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다. 이러한 방송사들의 변화에 뉴스도 예외는 아니다.
시대가 바뀌고 있고 시청자의 인식도 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미국 주식시장의 등락이 곧 국내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정도로 세계가 좁아짐에 따라 당연히 언론이 이러한 사회적 경제적인 변화를 보다 빨리 전달해야 할 의무도 있다. 하지만 과연 이런 변화가 시청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뉴스인가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공공재 즉 국민의 재산인 방송전파를 이용해 보도를 하는 입장에서 방송의 대상은 모든 국민이 되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동안의 뉴스가 시청률 경쟁을 위한 공익성을 무시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실제로 아파트 관리비 문제가 수십차례 보도가 나갔지만 아직도 연탄을 때는 서민들의 애로는 무관심해 왔던게 사실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인터넷과 벤처, 주식들 이른바 밀레니엄 아니템에 대한 보도만 늘어난다면 그 불균형은 갈수록 심화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벤처기업 지원은 강조하면서도 실제로 달러를 벌어들여 외환위기 극복에 기여한 중소기업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게 되고 중권으로 돈을 번 소수의 벼락부자뒤에는 아직도 1백만명에 달하는 실업자들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것이 잊혀져 가고 있다.
아직도 백만명이 넘는 생활보호대상자와 15만명의 결식할생들.노숙자, 장애인 등 수백만명이 사회의 그늘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현실은 왜 언론으로부텨 외면을 받아야 하는가. 최소한 뉴스 아이템으로서의 균등한 기회마저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만일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는다면 소외된 이들이 과연 이사회 어디에 서 있을 수 있겠는가. 따라서 아무리 방송사들의 시청률과 수익성이 중시되더라도 방송의 공적기능이 무시되거나 소홀히 다뤄질 수 없는 것이다. 작성일:2000-01-19 0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