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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딩스, 계열사 살리자고 ‘SBS 보도· 편성’ 간섭 노골화
지주회사인 ‘SBS 미디어홀딩스’가 SBS의 보도 편성에 대한 간섭을 노골화하고 있다. 윤석민 홀딩스 부회장은 올해 초 개국한 SBS CNBC가 적자를 면치 못하자 8월 2일 SBS 보도본부 간부들과 CNBC 간부들을 소집해 CNBC 협조 방안을 논의했으며, 이러한 논의 결과 9월 1일부터 나이트라인에 CNBC 기자가 출연하는 고정 코너가 마련됐다. CNBC 기자가 출연하는 코너는 뉴욕 증시 개장 직후의 상황을 전하는 코너인데, 변동성이 심한 증시의 특성상 개장 직후의 상황이라는 것이 큰 의미가 없을 뿐 아니라 담당부서가 이러한 내용의 코너를 원한 것도 아니어서, CNBC의 존재를 홍보하기 위한 부당한 보도편성 개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제의 직접적 당사자인 기자들은 강력한 반대의 뜻을 표명하고 나섰다. 8월 30일 저녁 소집된 긴급 공방위 및 기자협회 운영위원회에서 참석자들이 반대의 뜻을 모은 데 이어, 9월 6일 저녁 올 들어 처음으로 기자협회 총회가 5층 보도본부 사무실에서 개최됐다. 총회에 참석한 60여명의 기자들은‘SBS 뉴스가 위기에 몰린 자회사를 홍보하기 위해 이용돼서는 안 된다’며 ‘문제가 있는 조치는 반드시 원점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회의가 끝난 뒤 채택된 성명서에서는 ‘구성원들의 동의를 구하지 못한 결정은 당장 철회돼야 한다’는 뜻이 표명됐다.
SBS 노동조합도 반대투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노조는 CNBC 기자의 출연을 강행하려는 사측의 의지가 확인된 9월 1일, 피켓팅과 성명서 발표를 시작으로 보도본부가 위치한 5층 복도 농성과 보도국장 항의방문을 했다. 또, 9일 오후에는 긴급 편성위원회를 소집해 사측의 일방적 조치에 대해 항의하고 CNBC 기자의 출연 철회를 요구할 계획이다. SBS 노조는 이번 일을 계열사를 지원하기 위해 SBS의 보도편성에까지 노골적으로 부당간섭하는 등 지주회사 체제의 문제점이 다시 한 번 드러난 사태로 보고, 지주회사와 대주주의 전횡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이번 투쟁을 지속적으로 이끌어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지난 2일 ‘유명환 외교부 장관 딸의 특혜 의혹’이 ‘SBS 8뉴스’를 통해 특종 보도된 이후 나이트라인과 아침뉴스에서 관련 뉴스가 빠진 데 대한 문제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최영범 보도국장은 “(8뉴스 보도 이후) 외교부 측으로부터 ‘보도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전화를 받고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관련 뉴스를 보류시킬 것을 지시했다”며 “판단 착오”라고 밝혔지만, 9월 6일 기자협회 총회에서 기자들은 ‘왜 정부와 권력을 비판하는 기사에만 판단 착오가 나오는 것이냐’며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유명환 장관 딸의 특혜 의혹을 대특종하고도 관련 뉴스가 SBS에서만 14시간동안 실종된 문제는 9일 편성위에서도 다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