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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년 연속토론3] 3차 토론회 발제문 주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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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본부
등록일
2010-11-12 09:43:39
조회수
1264
발제문 주요 내용

한 사회가 지닌 매체적 감수성, 매체 환경, 매체들이 자아내는 사회적 효과 등을 통틀어 매체 아비투스(habitus)라는 이름을 붙여보기로 했다. 이는 사회가 지닌 매체 문화를 의미하기도 하고, 매체로부터 생산되는 문화를 가늠해보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아비투스는 일종의 (거푸)집과 같은 것이다. 사회의 매체 아비투스는 일종의 거푸집, 습관과 같아서 비슷한 매체 현상들을 반복해서 (재)생산해낸다.  ’70년대의 매체 아비투스는 ‘경직된 국가주의적 골격에서 관급정보와 긴장완화를 위한 어색한 오락이 펼쳐진 형태’ 정도로, ’90년대의 매체 아비투스는 ‘어정쩡한 민주주의 형식에 입혀진 형형색색의 재기발랄한 소리와 모습이 쏟아지던 형태’ 정도로 규정할 수 있을 것 같다.
SBS는 바로 그 매체 아비투스의 수혜자이며 재생산자이며 리더십을 향유하는 방송사였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탈규제 정책이라는 역사적 배경에 편승했던 SBS는 광고 의존도가 높은 공영방송 제도에 견주어 비교적 자유스럽게 매체 아비투스를 견인할 수 있었다. ’80년대의 촌스럽거나 경직되거나 정권으로부터의 이탈을 꿈꾸던 KBS, MBC보다는 한 발 빠르게 당시의 사회적 아비투스에 맞는 매체 아비투스를 주도해갔던 것이다. SBS식이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강박이 생겼고, SBS적 감수성들이 KBS나 MBC에도 흘러넘쳐 들어갔다.
그런 연유로 SBS로서는 부담스러울 만큼의 많은 사회적 주문들이 다가왔다. 민영방송이라는 게 큰 짐이랄 만큼의 많은 주문들이 쏟아졌던 것이다.
2004년 재허가 국면은 SBS 구성원, 경영진 모두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SBS에 대한 감시를 소홀히 했던 시민사회도 그를 기점으로 민영방송에 대한 접근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지주회사에 대한 고민은 그로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2004년의 정신은 사라지고 새로운 수익구조화를 위한 새로운 정신의 지주회사가 탄생했다.

2010년 재허가를 앞둔 시점에서 SBS의 지주회사에 대한 점검 요청이 곳곳에서 쇄도하고 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지금 겨냥하고 있는 것은 SBS의 지주회사를 모델로 할 앞으로의 모든 언론 지주회사들이다. SBS의 아비투스는 결코 그만의 것으로 멈추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견제하고 점검하고 사회적으로 정리해내는 일은 소중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민영방송의 지주회사를 공적으로 규제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SBS 효과 때문이다. 미디어 분야는 이제 미디어생태계라고 불어야 할 정도로 개체수가 많아지고 관계도 복잡해졌다. 상호간의 영향도 높아졌다. 따라서 SBS의 위상 변화는 방송생태계 혹은 미디어생태계에 긴장을 제공하는 일이 된다. ‘SBS 이펙트’가 가능해진다는 말이다. 지금 지주회사 형태는 앞으로 다른 민영방송들이 모델로 삼고 이익추구에 나설 수도 있다. 특히 종합편성 채널을 준비 중인 데서 그 같은 혹은 변종이 등장할 개연성이 높다. 이를 미리 차단하는 일이 그래서 중요하다.
둘째, SBS의 내적 긴장 때문이다. ‘SBS미디어홀딩스’의 축은 SBS다. 그 축이 흔들리면 지주회사도 흔들린다. 그러므로 지주회사가 SBS 구성원들의 동의를 구해내는 일은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 SBS의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조합원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지주회사에 대한 신뢰도는 현저하게 낮다. 뿐만 아니라, 조합원의 사기, 후생, 근무조건에 지주회사가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를 언론사, 문화 제도를 상업적 이해를 이유로 망가뜨리는 반사회적 행위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수익을 이유로 방송사의 제작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사회적 감시와 규제를 받아 마땅하다.
작성일:2010-11-12 09:4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