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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위보고서2] 현대차 비판 기사가 사라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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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본부
등록일
2011-10-11 10:11:35
조회수
1541


현대차 비판 기사가 사라진 이유는?

지난달 16일 현대자동차가 국회위원들에게 편법적으로 후원금을 기부했다는 정치권의 폭로가 있었다. 한미 FTA 국회 비준을 앞두고, FTA의 최대 수혜자로 지목되는 현대자동차가 사전정지 작업 차원에서 정치권에 후원금을 뿌렸다는 의혹이었다. 민주당 최재성 의원이 의원총회 공개발언을 통해 주장한 내용이다. SBS 보도국 정치부도 관련 내용을 취재해 8시 뉴스 아이템으로 준비 중이었다. FTA 관련 여부는 주장과 해석의 영역이라 하더라도, 계열사 임원 명의를 통한 편법적인 후원금 지원 자체는 사실의 영역인 만큼 당연히 언론의 취재 보도 대상일 것이다.
그런데 8뉴스가 임박한 저녁 7시쯤, 이 기사가 영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죽었다’ 보도정보시스템 공용기사란에서도 완전히 삭제됐고, 현재는 낮에 작성된 단신 기사만 남아 있다.

9월 16일 오후,
보도국서 무슨 일이 벌어졌나?

첫 번째 풀려야 할 의혹은 우원길 사장이 현업 부장에게 전화를 건 이유이다. 당일 오후 우원길 사장은 해당 부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현대차의 입장을 잘 반영해 주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특정 기사, 특히 기업체 비판 기사에 대한 사장의 관심은 결코 자연스럽지 않다. 더구나 해당 기사가 방송에 나가지 못한 것은 물론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황에서는 말이다. 우 사장은 현업 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어떤 지시를 했는지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
이번 사건은 지난 8월 18일 KBS에서 벌어진 김인규 사장의 보도간섭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KBS 김 사장은 9시뉴스가 임박한 저녁 7시 반쯤 일선 취재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무상급식 투표 참여를 독려한 귀뚜라미 최진민 회장 관련 부분의 삭제를 지시해 KBS노조와 시민사회의 강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풀려야 할 두 번째 의문은 당일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의 역할이다. 저녁 7시까지 8시뉴스 큐시트에 살아 있던 기사가 갑자기 사라진 것은 보도국장의 결정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현대자동차는 설명이 필요 없는 메이저 광고주다. 당장 보도국 미래부가 준비하고 있는 ‘미래한국리포트’도 지원하고 있고, 오늘 현재도 현대차의 지원을 받아 해외출장취재가 이뤄지고 있다. 사장의 전화에 이은 해당 기사의 삭제 결정이 이런 상황들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광고주의 압력이나 부탁에 굴복했거나, 아니면 광고주 눈치 보기 차원에서 알아서 기사를 뺐다는 의심을 거둘 수 없다.

사장이 부장에게 직접 전화
보도본부 수뇌부 어떤 역할?

언론이 보도 여부와 보도 수위를 결정하는 최우선 기준은 사실의 무게이다. 이번 경우라면 전체적인 후원금 규모, 다른 기업 등의 전례나 유사한 사례 여부, 아울러 현대차 스스로 그 이유를 뭐라고 설명하고 있고 후원금을 받은 국회의원들의 반응은 어떠한지 등이 그것이다.
이런 사실의 무게를 가늠하고 보도 수위를 결정하는 과정에는 보도국장이나 담당 데스크 등의 게이트키핑도 포함돼 있다. 이런 시스템과 절차와 무관하게 보도 여부가 결정되는 것을 부당한 간섭 즉 보도 자율성 침해라고 부른다.
권력의 압력이나 사내외 이해관계자의 영향력은, 언론이 반드시 이겨내야 할 숙명적인 대상이다. 공정방송실천위원회는 전체 편성위원회 개최를 공식 요구한다.
작성일:2011-10-11 10:1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