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지난 7일 오후 2시간여에 걸쳐 우원길 사장을 대표로 한 사측과 3/4분기 정기 노사협의회를 가졌다.
협의회는 시작부터 원활하지 않았다. 해외 연수자 선발 문제의 핵심 당사자인 보도본부장을 비롯해 제작본부장 등 임원 상당수가 사전에 양해를 구하거나 이유를 설명하지도 않은 채 회의에 불참했다.
미디어렙 관련 회사 입장
조합은 먼저 SBS미디어홀딩스가 미디어렙을 소유할 경우 1. 광고를 무기로 한 제작ㆍ보도ㆍ편성 자율성 침해 2. 홀딩스로의 SBS 재원 유출 본격화 우려를 지적하면서 사측에 대응 방안을 질의했다.
우원길 사장은 “두가지 모두 우려는 있을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사장을 포함해 경영진이 의지를 가지고 당연히 막아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미디어렙 출자 주체도 홀딩스가 될지 SBS가 될지 공식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사측은 협의회 내내 SBS와 계열 케이블 광고를 묶어 파는 크로스 미디어 판매와 지주회사 주도의 미디어렙 준비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하는 등 본사 보다는 홀딩스 위주의 주장을 이어나갔다.
사측은 언론시민단체가 강력대응을 천명한 입법 미비 상태에서의 SBS 독자 영업에 대해서는 “국회가 입법 노력을 하는 상황에서 섣불리 직접 광고영업에 들어가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그런데 사측은 하루전인 6일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에 ‘광고판매 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관련해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협의를 하고자 한다’며 업무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조합은 코바코도 의아해하는 이 공문이 사실상 독자 영업 선언이 아니냐고 물었고, 사측은 “독자영업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민영 미디어렙이 설립될 경우 준비기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광고 판매 인프라와 인력 문제를 협의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해외 연수자 선발문제
조합은 연수자 선발기준이 도대체 뭔지를 물었다. 공고에도 없는 신청자 나이를 문제삼아 탈락자를 만들고 소속 구성원을 가장 잘 아는 본부장의 추천권이 무력화된 초유의 사태에 대해 공식적으로 설명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사측은 “나이도 심사기준의 하나”라면서 “조합활동 경력을 포함해 회사에서 해온 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수심사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그 밖에 구체적인 기준이 뭔지를 재차 물었으나 사측은 프라이버시에 관한 부분도 있다며 분명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연수자 선발 과정에서 이뤄진 사상 초유의 무기명투표가 적절한지도 도마에 올랐다. 한 자리를 놓고 복수의 신청자들이 경합하는 경우라면 우열을 가리기 위해 투표를 진행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선발과정은 TO내에서 추천이 이뤄졌음에도 이견이 있다는 이유로 무기명투표를 거쳐 탈락자를 만들었다. 무기명투표가 사전 가이드라인에 따른 솎아내기 수단으로 도입됐다는 의심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사측은 “이미 지난해 인사위원회에서 본부장 추천자라고 해도 탈락자가 있을 수 있다는 컨센서스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탈락기준이 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종합적인 판단을 한 것이라는 답변 뿐이었다.
조합 전임자 불이익과 관련해서는 이웅모 보도본부장 발언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우원길 사장은 “어떻게 불이익을 준다는 생각을 할 수가 있겠나”면서 “어떤 맥락에서 나온 이야기인지 파악해보고 경고를 하든 주의를 주든 징계를 하든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조합은 “이와 함께 벌어진 일에 대해 회사가 바로 잡지 않을 경우 후속 조치에 들어가겠다”면서 이번 연수자 선발 과정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거듭 요구했다. 콘텐츠 요율 협상 및
구내식당 개선 관련
사측은 콘텐츠허브와 플러스 등 계열사와의 콘텐츠 요율 협상과 관련해“협상안을 만드는 중이며 아직 협상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구내식당 음식질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조합의 요구에 대해서는 “식재료비, 인건비 상승으로 음식의 질이 타 방송사에 비해 상당부분 미흡한 실정”이라면서 “2003년 이후 동결된 식단가의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작성일:2011-10-11 10:14: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