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글에서 사람 눈에 편한 영상편집이 되야 한다는 얘기를 했으니까 오늘은 우리가 흔히 '비지'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말해볼까 합니다.
왜 우리 나라에서는 '비지'라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정식 영어 명칭은 AMBIENCE 또는 NATURAL SOUND입니다. 방송에서 NS 는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반드시 지켜야 할 철칙이 리포터의 목소리가 NS에 바묻혀서는 절대로 안된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다큐멘터리나 뉴스나 모두 리포터의 목소리가 첫번째고 NS는 두 번째입니다.
미국 방송 뉴스나 다큐멘터리 같은 것을 유심히 보면 리포터의 목소리가 나갈 때는 내용의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서 NS를 들릴 듯 말 듯 거의 쓰지 않고, 대신 기사의 한 패러그래프가 끝나고 다음 패러그래프가 시작하는 1~2초 정도의 공간에 NS를 크게 사용해서 NS의 효과를 극대화하거나, '야 이건 정말 좋은 NS다'싶으면 아예 NS를 리포터 오디어 중간에 3~4초씩 길게 줬다가 리포터 오디오가 나갈때는 다시 줄이고 있습니다.
일본도 이렇게 하고 있는 것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아무때나 무조건 NS를 크게 키우는 것이 절대로 장땡이 아닙니다.
방송기자의 렁굴은 가장 중요한 그림중의 하나!
우리 나라 TV 반송에서 철칙처럼 여기고 있는 기자나 리포터의 얼굴은 7~8초 이상 나가서는 안된다는 인식도 하루빨리 CHANGE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에서는 방송기자가 자기 리포트에서 stand up을 하지 않는 것을 신문기자가 by line을 쓰지 않는 것과 같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의미 없는 중계차 밑그림이나(말하자면 검찰청사 외경을 비춘다든지....)별 의미 없는 화면보다는 리포터 얼굴 하나로 1분 반 2분도 충분히 갈 수 있는 것이고 화면이 없지만 기사가 중요한 경우도 리포터나 앵커 얼굴하나로 갈 수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미국은 실제로 다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방송기자의 가장 큰 위험 중의 하나가 그림의 노예가 된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특히 뉴스매거진이 아니라 당일에 일어난 straight 뉴스를 중심으로 하는 정규뉴스의 경우에는 그림은 '있으면 더욱 좋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그렇다고 그림 구하는데 노력을 덜 기울이라는 말은 절대로 아닙니다.)
그리고 리포터의 얼굴도 분명한 그림이고 어쩌면 가장 중요한 화면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미국의 경우에 취재할 때 대낮에도 조명을 쓰는 경우는 리포터가 STAND UP 할 때뿐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단 지금까지 말씀드린 이런 것들이 효과적이려면 리포터가 지금처럼 60~70년대식 명함판 시진 찍듯이 딱 굳은 채 차렷 자세를 취하고 무슨 독립투사인양 혼자 무게잡고 심각해서는 안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다양한 얼굴 표정을 쓰고 적잘한 액션도 필요한 경우에는 써야 할 것입니다.(참고로 우리나라에서는 요즘도 자주 쓰이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60년대 말 이후에 리포터가 카메라를 내려다보고 stand up하는 shot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또 카메라 워킹도 flat 화면보다는 slow zoom in 같은 것을 해서 화면이 역동적으로 보이도록 해야 되지 않겠나 싶습니다. 얼마 전에 저하고 같이 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에 특파원으로 (출세 빠르죠!)나온 한 친구가 우리나라 뉴스를 보고 한 첫마디가 한국기자들은 왜 그렇게 딱딱한 얼굴표정(?)으로 고함(?)을 질러대는지 모르겠다는 것도 참고할 부분일 것입니다.
머리도 나쁘고 무식한 제가 이런 글을 쓰고 있는 이유는 21세기를 맞은 지금 우리가 지금까지 해오던 똑같은 방법으로 똑같이 해서는 아무런 발전도 없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아니면 말고!!!)
대충 이정도로 제가 노보에 글 쓰는 것을 끝낼지 아니면 계속 쓸지는 좀 고민을 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