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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환상을 담은 트로이의 목마 통합 온라인 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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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본부
등록일
2011-11-23 08:23:27
조회수
1449
환상을 담은 트로이의 목마   통합 온라인 뉴스센터

SBS 뉴미디어 콘텐츠의 통합 관리를 목표로 한 ‘통합 온라인 뉴스센터’가 내년 1월 1일 운영을 목표로 한창 논의중에 있다. 현재 SBS보도국 뉴미디어부가 관리하는 ‘뉴스 사이트’ 콘텐츠와 SBS CNBC, ESPN, 골프, ETV 등의 콘텐츠를 통합 데이터베이스로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연합뉴스나 지역민방 기사를 사용하는 방식으로-바이라인 노출- 계열사 콘텐츠를 활용함으로써, 인터넷 유저들의 관심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연예’ ‘스포츠’ 관련 기사와 콘텐츠를 강화하겠다는 설명이다. 각 계열사 간에는 콘텐츠를 취사선택해서 활용할 수 있는 권한은 인정하되, 내용을 수정하지는 못하게 하는 방식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뉴미디어 강화와 인터넷 트래픽 증대라는 목표 자체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종이 신문들은 설 자리조차 잃어가고, SNS의 폭발적인 성장을 지켜보면서 지상파 방송의 새로운 영역과 콘텐츠 소통구조를 찾으려는 노력은 장려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두 가지 점에서, 이번 통합 온라인 뉴스센터 구상에는 큰 빈틈이 발견된다.

첫째는 장밋빛 환상으로 가득하다는 점이다. 사실의 빈곤, 논의 과정의 왜곡 때문으로 의심되는 빈틈이다.
SBS콘텐츠허브가 마련한 ‘통합 온라인뉴스센터 운영안’에 따르면, 통합 온라인 뉴스센터 운영을 통해 현재 언론매체 트래픽 8위권인 SBS를 단숨에 1위로 끌어 올릴 수 있다고 한다. 매출관련 전망은 더욱 낙관적이다. 콘텐츠허브와 E TV, 골프 등의 기자 및 편집 인력 추가 채용으로 비용이 늘어났지만, 이를 충분히 만회할 만큼의 신규매체 매출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표 1, 표 2 참조>
현재 언론매체 트래픽 1,2위를 다투는 조선닷컴과 매경의 경우, 연예나 스포츠 낚시성(?) 기사의 영향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네이버 뉴스캐스트에 복수의 채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동인이다. SBS의 경우도 뉴스 사이트에 유입되는 트래픽의 80-90%가 네이버 뉴스캐스트를 통한 것이다. 참고로 SBS의 뉴스캐스트 채널은 ‘SBS’ 1개뿐이고, CNBC는 두 차례 신청이 모두 거부됐다.
또한 현재 네이버 뉴스캐스트 정책은 계열사의 뉴스를 올리는 행위를 허용하지 않는 방식이다. 즉 E TV나 CNBC, ESPN의 기사를 SBS의 네이버 뉴스캐스트에 올리는 것은 계약위반이다. 네이버가 1사 1캐스트로 정책을 바꾸거나, SBS가 계열사 콘텐츠를 재가공하는 방식의 꼼수(?)를 부리지 않는 한 피해갈 수 없는 문제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밋빛 환상을 쏟아내는 것은, 통합 온라인 뉴스센터 운영 과정에서 엉뚱한 부작용으로 이어질 우려를 낳는다. 기대했던 만큼의 트래픽 증가나 매출 증대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는 통합 온라인 뉴스센터 운영 과정에서 연예나 스포츠, 사건사고 등의 낚시성 기사를 전면에 배치하도록 끊임없이 압박하는 근거로 다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오프라인 뉴스 연성화에 이어 ‘온라인 뉴스의 연성화, 선정성 강화’라는 부작용이 우려된다.
결국 ‘뉴미디어 분야 강화’ ‘영향력 확대’라는 애초의 출발점은 희미해지고, 성과를 수치로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만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 통합 온라인 뉴스센터의 목표와 방향을 현실에 맞게 재점검해야 할 이유이다.

둘째, 상호신뢰의 문제이다. 홀딩스의 ‘트로이의 목마’가 아니냐는 의심이다.
인터넷 트래픽 확장을 위해 ‘연예’ ‘스포츠’ 관련 콘텐츠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곧바로 데이터베이스 통합운영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다. 각각 독립된 법인의 데이터베이스를 통합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가치에 대한 평가와 이후 비용 및 수익 부담의 원칙, 데스킹과 편집권 및 법적 문제(오보, 명예훼손, 허위사실 등) 처리 방식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약관계가 정리돼야 한다.
이런 계약관계와 콘텐츠 요율 협상이 정리되기도 전에, SBS 기자들이 생산한 콘텐츠와 계열사의 콘텐츠가 뒤섞여서 소비되는 상황은 ‘홀딩스의 의도와 정책’에 대한 SBS 구성원들의 불신만 키울 뿐이다. 단지 연예 뉴스뿐 아니라 SBS 스포츠부와 경제부의 기사가 CNBC나 ESPN 등의 콘텐츠와 한 묶음으로 관리되는 것은, SBS와 각 계열사의 경계를 허물고 나아가 인적 교류를 시도했던 기간의 SBS미디어홀딩스의 여러 정책들의 연장선에 있다.
방송 자율성을 보장하는 구체적인 논의와 대책도 없이 홀딩스는 전 계열사 광고를 통합해 사실상 직접 영업에 나서겠다는 태세다. 또 지난 1년 동안 SBS의 수많은 구성원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홀딩스 산하 각 계열사로 적을 옮겼다. 작게는 나이트라인 출연에 이어 최근 개편된 라디오 프로그램에도 CNBC 기자가 고정출연하고 있고, 해외지국 인력과 장비를 무상으로 공유하려는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통합 온라인 뉴스센터를 이런 맥락 속에서 이해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오히려 순진하고 어리석은 것 아닌가?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사측의 진지한 고민과 답변을 촉구한다. 기획실과 보도본부를 상대로 추가 논의를 진행한 뒤, 필요하다면 전체편성위원회나 노사협의회, 콘텐츠운용특별위원회 등의 소집을 요구하겠다.
작성일:2011-11-23 08:2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