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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설] 계열사 대표, 본사 부본부장 발령

닉네임
SBS본부
등록일
2012-10-24 10:44:11
조회수
1631
계열사 대표, 본사 부본부장 발령

SBS는 지난 15일 기구조직 개편을 포함한 인사 발령을 단행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기존 편성실이 편성전략본부로 확대 개편된 점과 핵심 수익창출부서인 드라마본부가 EP(Executive Producer) 시스템으로 전환되면서 드라마기획 기능이 강화된 점을 꼽을 수 있다. 최근 방송사들이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방송제작뿐 아니라 경영 전반에 대한 전략과 기획 부분을 강화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개편안에 박수만 보낼 수는 없을 듯하다.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이슈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SBS계열사인 SBS스포츠의 대표이사가 편성전략본부의 스포츠담당 부본부장에 임명됐다.
스포츠 프로그램은 SBS 채널의 핵심 콘텐츠 가운데 하나이다. 최근 스포츠 프로그램의 주요 제작 업무가 본사에서 SBS스포츠(SBS-ESPN 채널 운영)로 넘어간데 이어 이번엔 아예 SBS스포츠 대표가 사실상 본사 내 담당 부서장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지난 2009년 본사 스포츠국장이 SBS스포츠와 SBS골프 두 회사의 대표를 겸직한 적이 있지만, 당시엔 본사 소속으로 업무를 수행했다. 이번 경우 계열사 대표로서 본사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제 SBS는 스포츠 프로그램과 관련된 손발(제작 중계)은 물론, 판단능력(편성 기획)까지도 계열사에 내놓은 것이다. 이미 본사와 SBS스포츠 양사는 런던올림픽 콘텐츠 문제로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져 이번 인사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과연 계열사 대표가 본사 스포츠 중계와 편성을 본사 기준에 따라 수행할 수 있을 것인가?
이밖에 기획실 산하의 심의팀이 편성전략본부로 이관된 점도 문제다. 같은 본부 내에 콘텐츠파트너십팀 등 심의 대상 부서가 함께 공존하고 있어 공정하고 독립적인 심의가 저해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KBS의 경우 아예 사장 직속에 심의실을 두고 있고, MBC도 제작부서와 독립적인 심의국(局)을 운영하고 있다. 과도한 사전 검열만 배제한다면 자체적인 심의활동은 방송의 질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
편성 전략을 수립하는데 사내외의 각종 지적과 충고를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이해하지만,  혹시나 외부의 목소리를 내부의 잔소리로 폄하시켜 그 기능과 역할을 축소시킬 수도 있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작성일:2012-10-24 10:4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