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사측은 지난 9일 임금제도개선 TF 회의에서 또다시 기본급을 차등하는 연봉제 확대를 공식 제안했다. 사측은 지난 몇 년간 노조의 반대로 연봉제 협상이 여의치 않자 최근 차등 성과급제 확대로 협상 방향을 바꾸는 듯 했으나, 결국 다시 연봉제 카드를 임금제도 개선의 유일한 대안으로 꺼내들었다.
사측은 이번 제안에서 그동안 호봉직 적용을 받아온 차장 대우 이상 사원까지 기본급 차등 연봉제를 적용하자고 요구했다. 현재 본사 기준으로 인사평가에 따라 기본급을 차등 받는 대상은 △부장·CP급 이상 연봉제 간부 △연봉제 경력 사원 △능력급직 사원 △계약직 사원 등으로 모두 405명(전체 직원의 48%)에 이른다. 자회사의 경우 그 비율이 더욱 높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가운데 연봉제 부장·CP는 모두 114명이며 사측이 연봉제를 확대하자고 요구한 호봉직 차장은 122명, 차장 대우는 116명이다.
사측안대로 연봉제가 확대될 경우 기본급 차등(연봉제+능력급+계약직) 비율은 본사 기준으로 75% 안팎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사측은 대신 현행 성과급 차등제를 폐지하고, 매년 호봉 승급분(1% 안팎) 인상을 통해 저평가에 따른 임금 삭감은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측은 “남보다 더 많이 일하고, 더 좋은 성과를 낸 직원에게 더 많은 임금을 줘야 한다는 원칙에는 상당수 직원들도 공감할 것”이라며 “차등의 폭을 최소화해 조직 내 동요를 줄이면서 조직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노사가 함께 고민해보자”고 밝혔다.
노측, “이미 기본급 차등 직원이 절반”
이에 대해 노측은 우선 사측이 임금제도개선 TF 회의를 구태의연한 연봉제 협상테이블로 되돌린 점에 대해 강한 실망감을 나타냈다. 노측은 “도입 10년이 넘은 부장·CP급 연봉제의 장점이나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계속 연봉제를 주장하는 것은 ‘묻지마’식 밀어붙이기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도 기본급 차등 대상이 조직원의 절반 수준이고, 현행 임금제도가 안정화된 측면도 있는 만큼 연봉제 확대는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다만, 노사 양측은 일단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더 많은 혜택을 받도록 하자’는 기본 방향에는 의견을 함께 한만큼 이를 위한 임금제도개선 TF 회의 자체는 격주로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하지만, 사측이 연봉제 확대를 계속 주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회의 자체는 난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작성일:2012-10-24 10:55: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