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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 처우 개선하고 고용 안전 보장하라”
방송 제작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면서도 제대로 된 처우를 받지 못했던 차량 운전 노동자들이 정당한 권리 찾기에 나섰다.
SBS 차량 운전 노동자들은 지난 10일 저녁 8시 서울 목동 방송회관 회의실에 모여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사 비정규지부 SBS분회 출범식’을 열었다. 노조 출범 준비위원장을 맡았던 배지수 위원장이 분회 초대 분회장으로 정식 취임했다.
배 분회장은 취임사에서 “상식 이하의 근로조건 등 사측의 불합리한 행위를 더는 좌시할 수 없다. 우리의 미래는 우리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사측의 어떠한 회유책과 이간질도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SBS 차량 운전 노동자들은 (주)코리아오토서비스라는 용역회사 소속이며 SBS는 코리아오토서비스와 도급계약을 맺고 있다. 이들 노동자들은 촉박한 방송 제작 시간에 맞추느라 높은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정작 사고가 나면 보상은커녕 개인 연차휴가를 사용해 자비로 치료를 받는 등 불합리한 근로 환경에 놓여 있다. 또 사측이 직원들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복지 후생비를 삭감하는 등 부당한 대우도 끊임없이 계속돼 왔지만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특히 지난 2007년 결성됐던 노조가 회사의 압력에 2년 만에 와해되면서 노동 환경은 더욱 악화되었다.
현재 분회에 가입의사를 밝히거나 가입 원서를 제출한 사람은 60여 명에 이른다. 전체 직원 중 임원 차량 담당자 등을 제외한 가입 대상자가 70여 명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이들의 처우개선 열망, 그리고 노조 결성 의지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출범식에 참석한 남상석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축사에서 “방송은 정규직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처우가 열악한 비정규직 노동자가 없다면 방송은 나올 수 없다”며 적극적인 연대 의지를 표명했다.
한편 이번 SBS 비정규 분회가 출범하면서 차량 외에 다른 비정규직종의 노조 결성 움직임도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