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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라인] 인력 부족하다고 프로그램 돌려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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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본부
등록일
2013-06-05 14:39:20
조회수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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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부족하다고 프로그램 돌려막기?
보도본부, <현장21> 폐지 추진 파문
사측 “기자협회 참여해 원점에서 재논의”

보도본부의 시사보도 프로그램인 ‘현장21’이 몇 주 째 논란의 중심에 있다. 사측이 보도국의 인력 부족 문제를 이유로 프로그램 폐지를 추진한 사실이 확인된 이후부터다. 이웅모 보도본부장은 지난 23일 SBS 홀딩스와 SBS 계열사 임원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뉴스 경쟁력 회복 방안과 함께 ‘현장21’ 폐지안을 보고한 바 있다. 타 지상파 뉴스와의 시청률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메인뉴스인 ‘8뉴스’에 보다 집중하기 위해 ‘현장21’ 제작 인력을 ‘8뉴스’에 충원하겠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보도국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뉴스와 함께 보도의 한 축을 담당해 온 ‘현장21’은 그동안 심층보도, 탐사보도의 장으로서 방송의 공적기능을 수행해 온 중요한 창구였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단순히 인력 문제를 들어 시사프로그램을 폐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보도국 내부의 온라인 게시판에는 프로그램 폐지 추진을 반대하는 항의의 실명 댓글이 연일 수십 개 게시됐고, 기자협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 SBS 카메라기자협회, 그리고 SBS 본부가 잇따라 성명서를 내고 사측에 ‘현장21’ 폐지 방침 철회를 요구했다.
특히 노조는 이번 사안이 시청률 경쟁에 매몰돼 언론의 본령을 망각한 것은 물론 SBS 전체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는 중대한 문제라고 인식하고 사측에 편성위원회를 요구했다. 지난 달 29일 열린 전체편성위원회에서 노조와 기자협회는 사측에 시사프로그램 폐지를 졸속으로 추진한 책임을 따져 물었다. 남상석 SBS 본부장은 “심층 탐사 보도 프로그램을 폐지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외부에서도 우려를 표시한다”며 “향후 사측의 계획이 잘못된 결과로 되돌아 올 때 브랜드 가치 등에 또 다른 부담이 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하현종 기자협회장은 “‘현장21’ 인력이 ‘8뉴스’에 투입된다고 하더라도 부서별로 많아야 한두 명씩 배치되는 것”이라며 사측이 주장한 ‘8뉴스’ 인력 문제 해소 주장의 맹점을 꼬집었다. 또 장수 프로그램이었던 ‘뉴스추적’을 ‘현장21’로 바꾼 지 불과 만 2년 만에 사측이 또다시 프로그램 폐지를 거론하는 것은 시사보도의 가치를 가볍게 여기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지난 2011년 보도편성위원회에서 당시 보도 책임자가 “뉴스 이외에 심층 보도 프로그램이 필요하며, 그 의지는 결코 변하지 않는다”고 했던 말을 근거로 회사의 임시방편식 대응을 질타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편성본부 차원에서 ‘현장21’ 폐지가 논의되고 있는 단계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방송시장의 엄혹한 경쟁 상황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며 시사보도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성역이 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번 논의가 보도국 내부 차원의 공감대 없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현장21’ 문제를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약속했다. 일단 2주를 1차 기간으로 정해 보도본부장의 주도로 기자협회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치열한 논의의 장을 거치고, ‘현장21’을 지금보다 더 강화하는 방안부터 폐지하는 안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더 나은 대안을 마련해 보자는 것이다.
하지만 프로그램 폐지를 논의의 안건에 포함시킨 것과 관련해 여전히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기자협회는 편성위원회 다음 날 긴급 총회를 열고 탐사보도 기능을 강화하는 논의에는 머리를 맞댈 수 있지만 ‘현장21’ 폐지나 폐지에 준하는 변화를 전제로 한 논의에는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경쟁력’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시사보도 프로그램을 좌지우지하려는 시도에는 일단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사측이 폐지 방침을 공식적으로 철회하지 않음에 따라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7월 편성 개편의 윤곽이 오는 10일을 즈음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현장21’ 폐지 논란이 SBS와 SBS 보도에 대한 시청자들의 신뢰를 무너뜨리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작성일:2013-06-05 14:3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