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성위보고] <한밤의 TV연예> ‘연예병사 논란’ 일주일 지나 방송 ‘슈퍼 갑(甲)’ 눈치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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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본부
등록일
2013-07-05 11:3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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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TV연예> ‘연예병사 논란’ 일주일 지나 방송
‘슈퍼 갑(甲)’ 눈치 보기?
SBS의 대표 연예정보 프로그램인 <한밤의 TV연예>가 연예병사 문제를 제때 방송하지 않아 대형 연예기획사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회사측은 이런 의혹은 전면 부인했지만 사측이 밝힌 방송 누락 경위가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이어서 의구심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달 28일 오전, 노조의 요청으로 SBS본사 13층 회의실에서 제작편성위원회가 개최되었다. 회의의 안건은 ‘한밤의 TV연예, 연예병사 논란 소식 누락’이었다. <한밤의 TV연예>는 지난 달 26일 방송에서 가수 세븐과 상추가 군인 신분으로 안마시술소를 출입하고 외출 규정 등을 어겨 논란이 된 사안에 대해 리포트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 아이템은 하루 전인 지난 달 25일 SBS <현장21>이 특종 보도한 내용으로 하루 종일 인터넷 실시간 검색 1위에 오르는 등 큰 파장을 몰고 왔다. 그러나 방송을 몇 시간 앞두고 제작본부장은 해당 리포트를 방송하지 말라고 지시했고 실제 이날 <한밤의 TV연예>에서 연예병사 논란 소식을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제작편성위원회에서 노조는 “SBS의 대표 연예정보 프로그램이자 항상 발 빠르고 깊이 있는 취재로 호평을 받던 <한밤의 TV연예>가, 당일 가장 뜨거운 이슈였던 연예병사 문제를 외면한 것은 연예기획사의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따졌다. 특히 “문제가 된 가수 세븐의 소속사가 하반기 SBS방송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할 예정인 만큼 제작책임자와 경영진이 이를 의식해 방송 누락을 지시한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하지만 회사 측은 당일 오후 갑자기 아이템이 누락된 이유를 “(현장21에 보도된 것 외에) 새로운 내용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많은 매체에서 하루 종일 다뤄 알 사람은 다 아는 내용이었고, (연예병사) 제도의 운영과 관리 문제가 더 중요한데 이 부분에 대해 깊이 있게 취재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노조가 의혹을 제기한 연예기획사 외압이나 눈치 보기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쟁 방송사까지도 앞 다퉈 SBS 보도 내용을 다루는데 정작 SBS내에서는 “다른 언론들이 다 다뤘다”며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했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연예병사 ‘제도’의 문제가 깊이 있게 취재되지 않았다는 설명도 연예정보 프로그램의 성격상 궁색하게 들리지만 왜 유독 이 이슈에 대해서만 높은 수준의 기준이 적용됐는지에 대해서도 사측은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새로운 내용이 없다, 취재의 깊이가 부족해 방송할 수 없었다는 것은 궤변이며 방송을 내보내지 않기 위한 변명”이라고 반박했다. 또 제작본부의 이번 결정은, ‘제작책임자로서 제작 자율성을 보호하고 외압을 막아야한다’는 SBS방송편성규약을 위반한 것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제작편성위원회가 열린 뒤 지난 3일 <한밤의 TV연예>는 뒤늦게 연예병사 논란을 방송했지만 결과적으로 누가 봐도 어색하고 자연스럽지 않은 모양새가 됐다. 더구나 이미 사내 구성원들은 물론 시청자들조차 이번 사안을 SBS와 특정 연예기획사의 밀접한 관계 때문으로 이해하고 있다. 연예기획사가 방송사의 사업 파트너를 넘어 시청자의 알권리까지 좌우하는 ‘슈퍼 갑’으로 군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작성일:2013-07-05 11:3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