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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갈무리] 국방부 강대응에 주저앉은 땅굴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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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본부
등록일
2000-03-14 01:00:00
조회수
1414
국방부 강대응에 주저앉은 땅굴보도
후속보도 없자 시청자 항의 빗발
"끝까지 추적했으면 회사 이미지 향상 되었을 것"

지난 2일과 3일 SBS는 경기도 연천 지역에서 북한이 판 땅굴로 추정되는 인공 동굴이 발견됐다는 내용을 촬영 화면과 함께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이 지역은 예전부터 땅굴 논란이 있었던 지역이었지만, 동굴의 내부표면을 특수카메라가 촬영해 전문가의 분석과 함께 보도한 것은 처음으로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보도였다.
보도가 나간 뒤 즉각적인 대응에 나선 국방부는 현장을 조사한 뒤 나름대로의 분석을 통해 연천 동굴은 자연동굴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와 함께 국방부는 자연동굴이 분명한 이상 절개를 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의심이 간다면 SBS가 직접 20억원에 이르는 절개 공사를 진행하라는 강경방침을 천명했다.
그런데 국방부의 이런 강경 대응에 회사측이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자, 사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비등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의견이 엇갈려 동굴을 실제로 파보기 전까지는 누구도 땅굴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데, 데스크들이 후속 보도를 포기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오보를 인정하는 셈이 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보도 이후 국방부가 반박을 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측할 수 있은 상황이었는데도, 그러한 반박에 밀려 후속보도를 포길할 것이라면 애초부터 보도를 시작할 이유가 없지 않았냐는 것이다.
이번 경우 기왕 보도를 시잘했다면, 누구도 땅굴 여부를 확실히 할 수 없는 이상 SBS가 돈을 들여서라도 땅굴 절개를 시도하는 과감성을 보였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보도본부의 한 기자는 "연천동굴이 실제로 자연동굴로 우리가 오보를 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일단 보도를 했다면 끝까지 국민들의 의심을 풀어줄 책임도 있는 것이 아니냐"며, "실제 절개를 해본뒤 자연 동굴로 판명이 난다면 그때가서 오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순리"라고 지적했다. 그렇게 된다면 국가 안보와 관련된 사항을 끝까지 추적 보도했다는 측면에서 SBS의 이미지 향상에 도움이 될수 있엇는데, 중간에 슬그머니 꼬리를 내림으로써 오히려 회사 이미지만 망치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자난 4일 후속보도가 나가지 않자, 사회부 야근자에게는 시청자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본부 내에서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틀이나 톱으로 보도한 내용을 한마디 말도 없이 다음날 기사에서 빼버린 것이 시청자에 대한 올바를 예의냐는 비판과 함께 기사를 끝까지 밀고나갈 것도 아니면서 섣불리 보도를 결정한 데스크들의 판단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작성일:2000-03-14 0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