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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클리핑] 희망퇴직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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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본부
등록일
2013-11-27 11:24:19
조회수
1229
희망퇴직 무엇이 문제인가!

노조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SBS아트텍과 뉴스텍이 지난 11월 21일 결국 희망퇴직 시행을 공고했다. 조합과의 협의를 다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조합의 요구 사항은 묵살된 채 회사가 지난해 작성한 원안이 거의 그대로 공지됐다. 희망자에 한해서 실시하는 제도인데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주장할 수 있지만 사측의 이번 행보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과 함께 석연치 않은 의도가 엿보인다.
애초 자회사가 밝힌 희망퇴직제도의 필요성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장기적 인력 구조 재편이었다. 급속한 고령화와 고직급화에 따른 인사 적체를 해소하고 조직의 신진대사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사측은 이러한 논리에 따라 당초 ‘만 45세 이상’을 퇴직 신청 대상으로 제안했다. 그러나 아트텍은 뜬금없이 퇴직 신청 대상을 입사 10년차 이상으로 낮추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고령화에 따른 인사문제나 경쟁력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한창 일하고 있는 젊은 구성원들까지 희망퇴직의 대상으로 간주한 것이다. 이에 대해 자회사 내부에서는 사측이 희망퇴직 신청자가 목표치보다 적을 것을 우려해 이번 희망퇴직과 무관하게 퇴사를 고려하고 있던 대상을 미리 파악해 놓고 여기에 맞춰 제도를 설계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술렁이는 조직 분위기나 젊은 인력의 이탈로 인해 오히려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는 귀를 닫은 채 오직 경영진의 실적을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이다.
특히 ‘10년차 이상’ 조항을 두고 사측이 이참에 육아와 직장 일을 병행하는 여성 직원들의 퇴사를 유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들린다. 만일 이런 의도가 사실이라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언론사로서 남녀 고용평등의 법 정신을 앞장 서 훼손하는 것이어서 강한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가 희망퇴직의 재원을 회사 유보금에서 사용하겠다고 한 부분도 논란이 되고 있다. 자회사 구성원들의 임금의 대부분은 SBS가 지불하는 용역비에서 나온다. 따라서 희망퇴직자들이 자회사 유보금에서 퇴직금을 받고 퇴사하면 본사는 그만큼 용역비를 아끼는 효과를 얻는다. 그러나 사측은 이 부분을 인정하지도 않거니와 해마다 반복되어 온 용역비 삭감 시도를 중단하겠다는 어떤 의지 표명도 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자회사를 움직이는 것은 본사 경영진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회사 일은 자회사가 알아서 할 일”이라는 식의 태도를 보일 뿐이다. 이 때문에 희망퇴직이 자회사의 인력을 점차 ‘정리’해 가는 작업임은 물론, 자회사의 유보금을 소진하게 하고 용역비도 계속 삭감해 자회사를 적자 상태의 구조조정 상황으로 몰아가려는 시나리오의 일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자회사 조합원들의 이런 불안감과 우려를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노동조합은 희망퇴직 제도 설계를 노사가 충분히 협의해 3사가 공통 기준으로 마련하자고 제안했지만 사측은 이를 무시했다. 희망퇴직금 산정 시 법제화된 정년 연장 2년분을 반영하고 시중의 금리하락세를 반영해 퇴직금 할인율을 낮추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요구도 특별한 이유 없이 묵살 당했다.
처음의 방향성과 명분은 잃은 채 오로지 몇 명이나 내 보낼 수 있을지에 만 초점이 맞춰진 괴상한 형태의 희망퇴직 설계인 것이다. 이 과정에서 노사관계는 또 한번 신뢰를 크게 잃었고 구성들원의 불안은 커졌으며 전체 조직의 안정성도 흔들리고 있다.
작성일:2013-11-27 11:2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