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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위리포트] “SBS뉴스 비판 기능 무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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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본부
등록일
2013-11-27 11:33:08
조회수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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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뉴스 비판 기능 무뎌졌다”

요즘 SBS 뉴스가 변했다는 얘기가 많이 들린다. 지난 1~2년 동안 비교적 공정하고 용기 있는 보도 태도로 호평을 받으며 부상한 8뉴스가 벌써 초심(初心)을 잃은 것 같다는 비판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보도에 있어서 SBS가 보여준 태도 때문이다. 적극적인 이슈파이팅이 잘 보이지 않고 관련 사안들을 여야의 공방, 혹은 검찰 내부 갈등이라는 틀 속에 가두고 소극적으로 다루는 경향이 짙어졌다.
검찰 특별 수사팀의 팀장이 직무에서 배제되면서 수사 방해 논란이 시작된 지난 10월 18일, 8뉴스는 이 소식을 두 번째 꼭지(<특별 수사팀장 전격 직무배제>)로 전하면서 뒤이어 여야의 입장 차이를 공방(<與 적법한 배제, 野 권력 외압>)으로 전달했다. 이튿날 뉴스에서도 <공소장 변경 철회?..수사 외압 공방>이라는 공방 리포트가 이어졌다. 당사자들의 발언과 정치권의 주장을 그대로 나열하는 식의 구성에서 사안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이해하려는 SBS의 시각은 드러나지 않았다. 그 다음 날인 10월 20일부터 한 달 동안 국정원 관련 사건이나 정치 이슈가 ‘여야 공방’ 또는 ‘단순한 입장 나열’ 형태로 다뤄진 것은 전체 관련 꼭지 마흔 개 중에 15개나 됐다.
새로운 내용을 발굴해 진실이 무엇인지 접근하려는 노력도 아쉬웠다. 심층 뉴스를 꾀하고 있는 JTBC는 지난 한 달 동안 국정원 여직원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11/06), 7452 부대 국정원 연관 의혹(11/07), 검찰 감사 결과 논란(11/13), 국정원-사이버사령부 연계 의혹(11/20)등의 단독 기사를 보도한 반면 같은 기간 SBS가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단독’이라고 밝힌 기사는 한 개에 그쳤다. 이 기사는 국정원이 작성한 트윗 글이 110만 개가 넘는다는 검찰 수사 내용을 취재한 것으로 파장이 큰 사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일 뉴스 25개 리포트 중에 19번째, 32분이 넘어서야 전파를 탔다.
정권과 권력에 대한 비판 감시 기능은 약해졌다. 10월 20일부터 한 달 동안 대통령 관련 기사는 22개(단신 기사 제외)였다. 이 중에서 국가기관 선거개입과 관련된 뉴스는 4개에 머물렀다. 그나마 대통령 시정연설과 청와대 회의에서의 대통령 발언을 그대로 전하는 수준이었고 이에 대한 평가나 비판적인 관점은 제시되지 못한 채 여야의 반응만 전했다. 반면 특별한 의미 없는 정책 기사나 대통령의 홍보성 행사 기사는 주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10월 20일 뉴스 첫머리로 보도된 <제2 새마을 운동..국민통합형>이나 대선 공약의 재탕인 <5년 내 자치경찰제 추진>(10/23), <심각한 소방장비 노후화..“교체하겠다”>는 리포트가 대표적이다. 대통령의 유럽 순방 기간 내내 빠지지 않고 뉴스 앞 시간대에 관련 기사가 1~2개씩 배치되기도 했는데 유창한 프랑스어 연설을 칭송하거나 (<‘프랑스어’로 연설..‘마음’의 메시지>11/04) 순방국으로부터 얼마나 큰 환대를 받았는지 (<여왕과 함께 마차로..성대한 의전> 11/06)와 같은 외형에만 치중한 보도가 눈에 띄었고, 순방 성과에 대한 보도 역시 ‘창조경제’, ‘문화외교’ 같은 청와대식 수사를 그대로 받아 전달하는 한계서 벗어나지 못 했다. 여야 대치 정국과 민주주의 훼손 논란에서 대통령으로서 보다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다뤄지지 못했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이미 SBS 안팎에서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 지난 11월 20일 열린 SBS시청자위원회에서 시청자위원들은 SBS뉴스가 의제설정과 비판적 시각을 견지하는 데 있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회의록에 따르면 “11월 18일 보도된 8뉴스의 대통령 시정연설 리포트의 경우 정상회담 회의록, 국정원 선거 개입 등 여러 사안에 대해 사실 전달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으며 KBS, MBC와 비교해 차별성이나 사안에 대한 진단의 힘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런가 하면 정부 여당에 불편한 기사는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점도 지적됐다. “문재인 의원에 대한 검찰 소환 조사를 보도하면서 (서면 조사를 받기로 한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의) 형평성 논란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 문제로 제기됐으며 “군 사이버사령부의 활동을 평이하게 보도”하는가 하면, “성추행 전력에 여섯 차례나 당적을 옮긴 우근민 제주지사의 새누리당 재입당 소식은 보도되지 않은 점”이 지적됐다.
트위터, 게시판 댓글 등 SNS상의 반응은 더욱 차갑다. 공방위원회가 지난 9월부터 11월 중순까지 트위터와 블로그, 주요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SBS 뉴스’를 키워드로 검색해 본 결과 -매체 특성상 정확한 정량 평가는 어렵지만- ‘SBS 뉴스가 변한 것 같다’는 반응이 증가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아직까지는 ‘지상파 뉴스 중 SBS가 그나마 낫다’는 반응도 남아 있지만 ‘SBS도 별 차이 없다’며 다른 지상파 뉴스와 한데 묶여 비난받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 검찰 수사를 다룬 SBS의 보도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정권에 불리한 사안들을 제대로 다루지 않는다는 비판이 늘어나면서 부정적인 인상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약진하고 있는 JTBC와 비교해 SBS를 비판하는 글들이 늘고 있다. JTBC가 국정원과 삼성 관련 의혹 등을 꾸준히, 집중적으로 보도하면서 “지상파가 침묵하는 사안을 용기 있게 파헤치고 전달한다”는 이미지를 주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SBS가 종편 뉴스와 같을 수 없겠지만, 시청자들의 주문의 핵심은 SBS가 보다 적극적으로 비판적 감시자로서의 언론 기능을 충실히 해 나가달라는 것이다. SBS를 향한 비판이 늘고 있다는 것은 한편으로 아직 SBS뉴스에 대한, 지상파 뉴스에 대한 시청자들의 애정과 기대가 그만큼 높다는 방증이기도 할 것이다.

<SNS상의 반응들>

여야 정쟁보도 뒤 박근혜의 “세일즈 외교” 뉴스를 내보내는 SBS 뉴스의 의도가 뻔히 보임 (@tenelux)

그나마 비교우위라고 생각했던 SBS까지도 최근 보도를 보면 뭔가 압력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다 나라가 이 지경까지...(@yunsoo48)

요즘 뉴스의 공영성 1. jtbc9시 뉴스-독보적!...3. SBS-많이 흐트러진 초심...(@planner95)
작성일:2013-11-27 11:3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