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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한해 조합원 여러분들의 건강과 건승을 기원합니다. 저를 포함한 집행부는 자회사 전적과 초임삭감으로 촉발된 투쟁으로 로비에서 한해를 보내는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우선 지난해 임금협상을 아직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는 점 조합원 여러분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조만간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어내도록 협상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갈수록 경영환경이 어렵다는 구실로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려는 사측의 시도를 분쇄해야 합니다. 또 사측은 조합원들 공통의 이해관계를 줄여 단결된 목소리나 힘을 약화시키려는 시도를 집요하고 꾸준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도에 대해 조합은 과실과 성과에 대한 공평하고 정당한 배분은 물론 어려워질 때의 부담이나 양보도 골고루 나눠지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해야 합니다. 소속과 급여체계, 맡은 일의 다름에 따라 엇갈리는 이해관계에 몰두할 때 생기는 반목이나 불화가 과연 누구에게 이익으로 돌아갈지를 냉정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이는 노동조합의 일반적인 존립목적에 부합할 뿐 아니라 공정하고 유익한 방송으로 시청자를 섬겨야하는 지상파의 책무를 지닌 SBS의 위상을 지켜나가고 높이는데도 필수불가결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파편화된 개인은 태생부터 굳건한 권력이나 자본과의 싸움에서 무력할 수밖에 없습니다. 단결된 목소리도 점점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체념하고 포기하기 보다는 다시 한 번 전열을 가다듬고 뭉쳐야 앞으로 다가올 거센 파도를 슬기롭게 넘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안을 들여다보나 바깥을 둘러보나 우리에게 우호적인 환경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어렵게 회복하고 쌓아올린 SBS의 공정성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늘고 있습니다. 민영화에 반대하는 철도노조 파업에 대해 권력과 보수언론은 “연봉 6천만 원씩이나 받는 귀족노조의 철밥통 지키기, 승객불편 가중, 산업계 피해 1조원 대”라는 프레임으로 공격했지만 이례적으로 많은 시민들의 지지와 공감을 얻어냈습니다. 권력은 이런 민심에 귀 기울이기는커녕 민주노총을 침탈했고 한국노총까지 이에 반발해 정부와의 모든 대화 거부를 선언했습니다. 노동조합 일을 하며 우리 사회를 바라볼 때 느낀 점 가운데 하나는 같은 노동자가 노동자를 공격하도록 만들고 그 싸움을 느긋하게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SBS의 상황도 이런 외부 환경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사측은 시행착오나 과오가 발생했을 때 이를 시정하고 반성하기 보다는 남 탓-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노동조합의 몫으로 돌아옵니다.―으로 돌리는 행태가 관행을 넘어 조직문화로 자리잡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우리 조직이 이나마 버텨가는 것은 묵묵히 맡은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조합원 여러분들의 땀과 노고 때문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노사 간 풀어야할 문제들이 많습니다. 임금협상 마무리와 자회사 용역비 문제, 단체협약 갱신 협상 뿐 아니라 정년연장,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 외부적 요인에 의한 내부 틀과 제도의 변화도 불가피합니다. 어떤 문제든지 소통을 통한 상생이라는 원칙에 충실 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로 임하겠습니다. 조합원 한 분 한 분의 관심과 격려, 그리고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한해입니다. 감사합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장 남상석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