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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cliping] (칼럼) "언론은 특권이 아니라 엄중한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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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본부
등록일
2000-03-14 01:00:00
조회수
1247
(칼럼) "언론은 특권이 아니라 엄중한 책임이다"


"어느 기관에 취재가더라도 수위아저씨에게 정중하고 사장이나 기관장 앞에서는 당당해져라"
초년병 시절 여러 선배들이 들려준 말 중에 가장 오래 간직하고 싶어하는 말들이다. 사실 언론은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잇다. 고발이라는 무기로 개인이나 단체를 죽일 수도 있고 소개나 칭찬으로 띄워줄 수도 잇는 양면의 효과적인 수단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언론사에 있다는 것을 특권으로 여러 편법과 권한을 남용하는 사례가 문제다. 나 자신도 그런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 때가 많다.
교통위반이나 주차위반 딱지를 해결하는 방법이나 명절때 기차표, 비행기표를 사는 것이나....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서 연구하고 노력하면 생활의 대소사를 모두 민원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다. 문제는 이런 권력남용(?)이 이제는 다반사되서 갓 입사한 후배들이 이런 방법을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스스럼 없이 하는 것을 보고 놀라기도 한다. 이러다 보니 세상사람들이 다 아는 일이 되버렸다. 주위의 친지나 친구들이 여러가지 민원을 부탁할 땐 참으로 난감하다. 사실 세상이 많이 좋아져서 요즘 도저히 안되는 민원도 있다. 이런 설명을 드리면 상대방이 귀찮아서 그러는가 보다하고 무척 서운해하며 감정이 상하기조차 한다. 불쏙 들이미는 각종 교통위반 스티커도 그렇고... 사실 이런 특권은 행사하더라도 신중하게 생각해보고 조심스럽게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행사해서는 안 될 특권아닌 특권이다. 내가 명절때 용하게 기차표를 빼내면 예매창구에서 몇시간씩 기다려 표를 끊는 시민의 몫을 빼앗는 것이기 때문이다. 교통단속이 억울하다고 하더라도 일반인들은 묵묵히 벌금을 내야만 한다. 이런 고려도 없이 그저 너무도 당연하게 여기는 불감증은 아닌지 하는 반성이 필요하다.
시민단체, 일부(?) 지식인 사회와 사이가 불편한 모 신문사의 창간 기념 잔치와 그날 그 신문을 보니 정부에서 기념 엽서도 발행하고 야당시절 한때 불편한 관계에 있기도 했던 대통령께서 해외 순방의 바쁜 와중에서도 축하 영상메세지를 보냈고 기념휘호도 적어줬다. 그 내용은 "민족정론"... 참 대단한 권력이다.
우리가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 행하는 작은 '특권행사'의 종착점과 지향점이 이런 것이 되는게 아닌지 씁쓸할 따름이다.

남상석
편집위원
작성일:2000-03-14 0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