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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웥드컵 조합원 간담회]"브라질, 다시 가기 싫은 월드컵 현장"

닉네임
SBS본부
등록일
2014-08-05 09:46:33
조회수
1150
첨부파일
 202_6.png (156992 Byte)
브라질 월드컵 조합원 간담회


참석자
김규형 교양PD, 조제행 뉴스PD, 진신우 기술(IBC)
강청완 스포츠취재, 설치환 영상취재, 위원양 영상편집
이요한 CG, 김학현 기술(중계차),


"브라질, 다시 가기 싫은 월드컵 현장"

브라질 월드컵은 시청률에서도 예상외의 꼴찌였지만 여기에 참가했던 조합원들은 일하는 환경에 있어서도 "지금까지 어떤 국제대회보다 고생스럽고 보람 없는 엇박자 출장" 이라고 입을 모은다.

언론노조 SBS본부 집행부가 짧게는 40일부터 70일에 이르기까지 브라질 현지에서 고생한 각 파트의 조합원들을 만났다.

"처음부터 적자편성이라는 소리를 계속 듣다보니 불편함을 해결해 달라고 요구하지 못했다","몸이 좀 피곤해도 예산을 아껴 이뤄냈다는 뿌듯함이 없었다"며 심지어 "이번 브라질 월드컵 백서는 좋지않은 사례로 경각심을 갖는 쪽으로 쓰는 게 낫겠다"는 의견까지 나왔다.

SBS가 월드컵 주관방송사 임에도 현장에서 나타난 방송 준비 상황은 타사에 비해
눈에 띄게 부족했다. KBS와 공동으로 임대한 현지 중계차를 놓고
KBS와 부딛여야 하는 불편, 취재기자들은 옵저버 티켓이 없어 경기장 관중석에 앉지 못하고, 운전면허증도 없는 현지 코디네이터를 대신해 직접 차를 몰고 다녀야 하는 등 기본에서 벗어난 일들이 수두룩했다.

브라질이 비행기를 여러번 갈아타야 하는 먼 나라이고 시차가 정확히 12시간 차이로 방송시간이 애매했다는 점을 차치하고 왜 이렇게 현지 스탭들이 힘들어 해야 했을까? 각 분야의 조합원들이 수긍했던 공통적인 문제점은 결국 월드컵 전체의
컨트롤 타워 부재, 스포츠 제작부의 분사에 따른 협업 시스템 붕괴,
여기에 무리한 예산 압박이 더해진 결과로 정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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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형 교양PD

'도대체 월드컵 방송의 큰 그림은 누가 그리는 걸까?'란 의문이 들었습니다. 다양한 파트에서 불만이 쏟아져 나오는데, 분명 SBS에게 월드컵이 처음도 아니고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을텐데 말입니다.

브라질 월드컵은 몇해전부터 예정되어 있는 행사일텐데 비록 중계에선 졌지만
다른 파트에서 고생한 사람들이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봅니다.


조제행 뉴스PD

원래부터 적자편성이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비용을 아끼기 위해
KBS와 중계차를 공유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판단으로 봅니다.
중계차의 위치와 사용시간을 놓고 매번 마찰이 빚어졌습니다.
우리 현지 코디네이터는 운전 면허가 없어 치안문제가 심각한 도시 외곽에서
길도 모르는 제가 운전을 하고 다닌 적도 있습니다.


진신우 IBC기술

아침 8시부터 밤12시까지 70일 동안 IBC안에서 일했습니다. 투정부리는게 아니라
음식 문제 역시 단장이 와있을때와 없을때 그 차이가 심각해 저절로 다이어트가 됐습니다.
SBS 사람들끼리 커뮤니케이션이 안돼 중계팀과 취재팀 예능 교양 등 각 팀에서 같은 그림만 여러 개 받는 비효율적인 상황이 계속됐습니다.  


강청완 스포츠취재

하나였던 스포츠국이 다른 회사로 분리되면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많이 느꼈습니다.
사전에 커뮤니케이션이 없이 준비된 현장에 도착하니 주먹구구식으로 적응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방송기자들은 옵저버 티켓이 있어야 관람석에 앉을 수 있는데
그 티켓들이 어디로 갔는 지 주관방송사 기자 둘이서 전후반을 나눠 관전했습니다.


설치환 영상취재

그 큰 나라의 도시를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숙소와 교통의 열악함을 견뎌야했습니다.
하지만 뉴스 취재뿐 아니라 새벽에 중계팀 지원까지 해야하고 쉴 수 있는 시간도
없으니 기본적인 취재에 전념할 수 없습니다. 결국 비용적인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기본적인 일에 차질이 빚어진다는 느낌은 대회내내 계속됐습니다.


위원양 영상편집

SBS숙소가 도시내에 여기저기 떨어져있는데 IBC 출퇴근이 항상 새벽인 저희 영상편집팀과 같은 스탭들의 경우엔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차편입니다.
셔틀도 없고 자비로 택시를 타려고 해도 만만치가 않은데 월드컵 올림픽,
매 대회때마다 이 부분이 개선되지 않는 게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요한 CG

현지에서 몸살에 걸려 열흘가까이 심하게 아픈 적이 있었습니다. 상비약밖에 없고
제대로된 진료를 받을 수 없었는데 제가 맡은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분들이 없어
꽤 오랫동안 진행을 하면서 특히 힘들었습니다. 가기 전부터 적자편성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무언가 해달라고 요구할 수도 없었습니다.  


김학현 중계기술

현장상황이 열악한 만큼 사전답사가 필수적으로 필요한데 여건상 그렇게 하지 못하니 아주 간단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든 과정을 겪었습니다.
스포츠제작부에 계시던 SBS스포츠 PD들 역시 고생고생을 하며 준비한 만큼
그 분들에게 책임을 돌려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시스템대로라면 2년 뒤 다가올 리우 올림픽과 러시아 월드컵 등에서
더 큰 문제가 불거질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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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저버 티켓/ FIFA의 룰에 따라 중계권을 보유한 방송사 기자는 신문처럼 프레스석에 앉지 못하는 대신 옵저버티켓을 받아 정해진 자리에 앉아 경기를 관전할 수 있음.




  

작성일:2014-08-05 09:46: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