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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러싸여 있었다.
본회의장 안은 야당 의원들이, 밖은 야당 보좌진이 둘러싸고 한나라당 의원의
출입을 막았다. 국회 경위들은 본회의장이 있는 국회 본청 출입을 통제했고
그 밖에서는경찰이 본청을 둘러싸고 봉쇄했다.
경찰 앞에서는 언론노조 간부와 조합원들이 본청 출입을 시도하며
한편으로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출입을 막았다.
국회 정문에서는 경찰이 시민의 국회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김형오 국회의장이 직권 상정을 예고한 오후 2시가 가까워오자
언론노조 집행부는 국회 본청에 진입하기로 했다.
최상재 언론노조위원장은 본인이 구속될 경우 언론노조 집행부 간부들에게
뒷일을 수습해달라고 부탁한 뒤 인간 장벽 사이로 뛰어들었다.
각 지본부의 노조원 등 19명이 몸싸움 과정에서 경찰에 연행되는 가운데
최상재 위원장은 몇몇 지부장들과 함께 본청 진입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윤성 당시 국회 부의장이 본회의장에 들어서면서 토론과
법안 심의 절차 없이 상정된 미디어 법안에 대한 투표가 진행되었다.
방청석에 자리한 언론노조 조합원들은 소리를 지르며 거세게 항의했지만
법안은 재투표 대리투표 논란 끝에 결국 가결됐다. 허를 찔린 직권 상정 처리 소식에 당시 언론 노조 정책실장이었던 채수현 현 SBS본부장 등 집행부와 야당 당직자들은 분노와 허탈함에 한참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7년여에 걸친 오랜 준비와 투쟁 끝에 결국 원하는 것을 얻는데 실패했지만
그 과정에서 남은 건 상처뿐만은 아니었다.
전례없는 지상파 4사(SBS·MBC·KBS·EBS)의 연대 파업과
여기에 CBS와 YTN까지 100시간 파업에 가세해 대오를 이뤄냈고
그 과정을 진두지휘한 최 위원장은 긴급체포와 구금, 수차례의 단식과 삼보일배 투쟁끝에 실신하기까지 하면서도 언론인의 본연의 자세를 선후배 동지들에게 보여줬다.
여야가 법안 절충을 통해 표결 처리를 바라보던 미디어법이 전격적으로 처리된 지
벌써 5년이나 흘렀다. SBS 사측은 최 전 위원장의 당시 투쟁이 공공적인 목적에서
이뤄진 행위였다는 점을 감안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일체의 인사 조치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출처: 언론노조, 독설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