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사내 정보시스템(와이즈)에서 경영전략회의 내용을 볼 수 없게 되었다. '경영전략회의'는 경영지원본부, 기획실, 라디오센터 등 각 본부에서 계획하고 실행하는 업무와 일정을 짧게 정리한 회의보고 형식이다.
지금까지 SBS A&T를 포함한 SBS 사원들은 경영전략회의 열람을 통해 회사의 경영 현황과 지향성을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회사는 SBS A&T와 타 본부 소속 사원들에게는 일방적으로 회의 내용을 블라인드 처리했다.
사측은 애초 공개되지 말았어야 할 내용이 사내에 잘못 게시되고 있기에 이를 바로잡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미 오래전부터 사원들에게 이 같은 정보는 공개되어 왔고 그 내용이 사내 여론으로 형성되어 업무의 방향성을 가져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추측컨대 최근 비상경영 상황을 맞아 회사의 미숙한 SBS의 경영전략과 정보가 외부, 자회사와 계열사, 혹은 노동조합 등으로 흘러들어 갈 것에 대한 과잉 방어 심리가 작용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노사는 지금 임금 피크제 도입을 위한 협상을 원활히 진행하고 있다.
임금 피크제를 사원들이 저항 없이 수용하고 유지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전제는 사측의 투명한 경영정보 제공과 향후 경영전략의 성실한 협의다.
연말 약 200억 원 가까운 적자 예상 내역을 공개하고 비상경영을 선언하며 어려움을 이해해 달라고 했던 사측이 경영전략회의 자료를 이런 방식으로 갑자기 감추고 있기에 불필요한 불신을 초래하는 것이다.
여기에 오르는 내용이 감추어질 필요성과 가능성이 있는 것들인가?
경영전략회의 안건은 모두에게 적절한 수준에서 공개해야 한다.
임금 피크제의 원활한 도입과 비상경영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그렇다.
어려울 때일수록 이런 정보가 밀실에서 벗어나야 새로운 전략, 전술로 공동의 목표를 이룰 수 있다. 적절한 정보 개방,여기에 사원 대중의 지혜를 추가하는 일은 어려운 방송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유용한 열쇠가 될 수 있다.
작성일:2014-09-29 09:3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