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도 SBS의 경영성과를 확인했다. 언론사로 SBS의 존재 가능성을 의심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노동조합은 지상파방송의 구조적 어려움과 예고된 적자를 이해하기
때문에 어렵지만 비상경영에 동의하면서 임금 동결을 선언했다.
그리고 새해 1분기에 접어들었다. 신년 벽두, 회사는 콘텐츠 경쟁력을 회복하고
경영수지관리와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겠다고 경영계획을 발표했다.
태산이라도 울리는 듯 했지만 뭐라도 좀 나아진 것이 없다. 콘텐츠 경쟁력은 이웃
방송사나 유력한 케이블 방송에 비해 여전히 떨어지고 광고수익도 전만 못하다.
새로운 수익원은 또 어디에서 무엇을 찾고 있는지 감감 무소식이다. 이러다가 연말에
쥐새끼 한 마리나 잡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불안하기만 하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뭐라도 해야 하는데 뭘 해야 하는지 잡히는
것이 없다. 한 마디로 SBS가 업으로 삼아야 하는 목적과 창출할 목표, 그리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핵심 역량과 경영요소가 무엇인지를
경영자는 제시해 주지 못하고 있다. 비전도 없고 미션도 없다는 말이다.
“내일을 봅니다.” 같은 뜬구름 잡는 비전은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SBS에 새로운
비전과 미션이 필요하다. 전 직원이 함께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경영자들은 이럴
준비도 뜻도 없는 듯하다.
지금 SBS는 관료주의 대기업병에 걸려있다. 조직은 경직되어 있다. 누구도 조직의
문제점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말한 사람만 위험해 진다는 침묵이 일상화 되어있다.
경영자는 침묵을 동의나 찬성으로 간주하여 독단이 깊어지고 있다. 이런 조직에서
인정받기 어려워 인재들은 문을 나서고 있다. 지상파 위기론에 편성해 연봉제 같은
케케묵은 구조조정에 몰두하고 실질 경영행위도 아닌 중간광고 등 정부의 법률
개정 사안에나 희망을 품고 있다.
이렇게 가다가는 함께 망한다는 것을 모두 안다. 회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소통이
답이다. 소통이란 함께 나누고 공유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SBS 경영자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하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이들이 깊은 곳에 모여서 무슨
회의를 하는지, 무엇을 논의 하는지 알 길이 없다. 생각을 나누지도 않고 정보를
공유하지도 않는다. 그저 잘해보자고 한다. 그러나 무엇을 잘 하자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경영자들은 SBS 존재의 의미를 분명히 알고 모두가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이대로는 안 된다. 판을 갈아야 한다. 변화와 혁신은 경영자들부터
시작해야 한다. SBS의 비전과 기업의 목적과 목표는 무엇이어야 하는지 아래층으로
내려와서 구성원들에게 물어보고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작성일:2015-03-11 11:5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