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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7일과 8일 잇따라 SBS의 중계차들이 불법 주차돼 있다는 제보가 노동조합에 접수됐다. 제보자들에게 휴대전화 사진을 받아보니 중계차 한대는 경기도 고양시, 한대는 경기도 김포시의 큰길 가에 주차돼 있었다. 그런데 중계차들의 모습이 정상적이지 않았다. 차들은 매우 낡았고, 오랫동안 운행을 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SBS 로고가 인쇄돼 있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로 중계차들은 도시 외곽에 방치돼 있었다.
노동조합이 확인해보니 경기도 고양시에서 발견된 중계차는, 지난 2011년 매각된 디지털 HD 1호였다. 경기도 김포시에서 발견된 차는, T5라는 회사가 소유했던 중계차인데 과거 SBS와 SBS 미디어넷 중계업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가 이미 팔았거나 또는 회사가 소유한 적이 없는 중계차들이지만, 이 차량들은 여전히 SBS 로고를 붙인 채 운행하거나 불법 주차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노조는 해당 차량의 소유자들과 연락을 시도했지만 하지 못했고 대신 매각 과정에 참여했던 사람과 접촉 할 수 있었다. SBS로고를 그대로 달고 다니는 이유에 대해 이 사람은 차량을 매입한 영세한 업체 입장에선 도색비용이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방송사 로고가 있으면 불법 주차나 과속 단속을 간간이 피할 수 있고 사람들이 신기하게 여겨 영업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일부 매각 중계차는 지방의 카페 시설로 쓸 예정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불법 주차된 낡은 SBS 중계차는 시민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주고 있었다. 김포시에서 발견된 중계차 근처에서 거주하는 주민 이 모씨(51세)는 "가게 앞에 한동안 주차돼 있었지만 SBS 로고가 붙어있으니까 그런가 보다 했다. 낡고 먼지가 쌓인 채 불법 주차하고 있는 것이 좋아 보이지 않지만 방송사 차량이니까 신고는 안했다."며 "SBS가 저런 곳에 몰래 폐차를 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회사 측은 이들 중계차에 대해 "SBS가 이미 매각을 해서 현재는 SBS와 관계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측은 "회사 CI에 대한 관리를 하지 못한 점은 인정하며 SBS 로고가 붙어있는 사실을 매입회사가 묵인한 사실을 지적한 뒤 빠른 시일 안에 시정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중계차들 가운데 한대인 디지털 HD 1호는 지난 2011년 노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매각을 강행했던 중계차이다(2011년 4월 12일자 투쟁소식지 'SBS, 눈물로 중계차를 보내다'기사에 개재된 바 있음). 노조가 반대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