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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16억여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이 사업을 통해 사측은 새롭게 정비된 사무실에서 사원들이 활력에 차 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이전 작업을 진행하면 할수록 조합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특히 현장에서 업무를 보는 조합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데 대체로 재배치 이후 업무 공간이 좁아졌다는 내용이다. 사무실이 8층에서 9층으로 이전된 영상제작팀의 한 조합원은 "8층에 있을 때보다 공간이 크게 줄었다. 물론 촬영 일정이 잡히면 대부분 현장으로 나가긴 하지만 장비실과 캐비넷 공간을 빼면 10평 남짓한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는 인원이 80명이 넘는다는 것은 심각하지 않은가. 재배치 이전엔 장비실에서 대기하던 오디오맨들과 외주 촬영감독들은 공간이 축소되는 바람에 결국 사무실 바깥 급수대에 앉을 곳을 마련했다"고 토로했다.
공간 재배치가 본부별 업무 특성을 고려하는데 소홀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보도본부로, 본사 4층과 5층으로 재배치된 보도본부는 각 자리에 설치된 칸막이가 문제가 되고 있다. 한 조합원은 "보도본부의 업무 특성상 기사를 두고 기자와 데스크, 부장간의 논의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자리마다 칸막이로 막아놓으니 논의와 소통이 줄어들었다. 대형 사건이 터지면 한 자리에 두명 세명이 앉아 기사를 쓰고 서로 고치는 일이 다반사인데 지금의 공간은 그런 업무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본부별로 배치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당초 취지 역시 일부 어긋나고 있다. 보도본부 미래부의 경우 원래 4층으로 옮길 계획이었지만 뚜렷한 이유없이 19층으로 이전했다. 미래부는 업무 특성상 보도본부 전체 부서와 협업해야 하지만 이번 재배치 이후 보도본부와 미래부는 엘리베이터로 한번에 이동할 수조차 없는 사이가 됐다.(화물 엘리베이터 제외)
공간 부족에 만성적으로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재배치가 막상 필요한 공간을 확보하는 역할은 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소품을 넣을 창고를 마련하지 못해 사무실과 복도 한켠에 늘 소품을 쌓아놓고 있는 16층 예능본부의 한 조합원은 소품 도난이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고 전했다. 이 조합원은 또 "제작 회의를 수시로 열지만 현재 회의실이 부족해 자리에서 의자만 돌려 논의할 때가 대부분이다. 옆 팀 작업으로 회의를 방해받을 때가 많고 보안을 지키는 것은 엄두도 못낸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무엇보다 조합원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이유는 공간 재배치의 형평성이 떨어진다는 인식 때문이다. 현장 부서의 공간은 그대로이거나 줄어드는 반면, 관리 부서의 공간은 이전보다 넓어지고 쾌적해졌다는 불만이다. 이에 대해 사측은 "일부 현장 부서의 공간이 이전보다 약간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관리부서의 공간이 이전보다 늘어나지는 않았다"면서 "오히려 예전에 사무 공간이었던 8층을 제작 공간으로 변경해 공간 부족 현상을 해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4년에 걸친 작업이 모든 조합원을 만족시키기란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한 조합원이 "SBS의 조직 패러다임이 과거와 비교해 '업무'가 아닌 '관리'를 중심으로 두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꼬집은 바를 사측은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노조는 앞으로 공간 재배치 결과를 모니터하고 사측에 문제점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는 등 조합원들이 요청하는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