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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이후 인제스피디움 관련 프로그램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 중 유독 주말 예능 간판 프로그램으로 편성할 ‘슈퍼 레이서’는 다른 프로그램들보다 도드라져 보인다. 일련의 인제스피디움 관련 프로그램들은 적어도 인제스피디움을 장소 정도로 사용하고 최소한의 협찬 조건과 프로그램 경쟁력은 지키는 편이다. 그러나 슈퍼레이서는 인제스피디움 자체를 소재로 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의 완성도와 경쟁력에 이르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한마디로 '슈퍼 레이서'는 인제스피디움의, 인제스피디움에 의한, 인제스피디움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우선 제작진이 밝힌 '슈퍼 레이서'의 프로그램 기획 의도를 보면, 소득 3만 불, 자가 차량 2천만대 등록이라는 추상적 지표를 통해 카레이싱에 대한 새로운 트렌드와 신드롬이 있는 것처럼 설명한다. 편성은 대략, 주말 간판 시간대에 7회에서 8회 정도 방송 예정이며 기존 간판 예능 프로그램의 제작비를 초과하는 대형 기획물이다. 특히 사측은 SBS가 골프나 피겨스케이팅을 성공 시켰듯이 카레이싱을 선도할 수 있는 핵심전략 프로그램으로 간주하고 있다. 카레이싱에 대한 새로운 열풍의 존재여부 논쟁을 배제하더라도 골프나 피겨스케이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박세리나 김연아처럼 핵심 주인공이 있었다는 점인데 '슈퍼 레이서'의 주인공은 바로 류시원이다. 그는 모두가 알다시피 전 부인과 송사에서 미행, 협박 등의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아직도 대중에겐 악성루머 속 주인공이다. 그런데 류시원의 방송 복귀작이 ‘슈퍼 레이서’다. 제작진에 따르면 류시원이 프로그램 기획부터 참여해 상당한 기여를 했고 내용상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감독이자 주인공이기 때문에 하차시킬 수 없다고 한다.‘슈퍼 레이서’의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다.
과연 SBS 제작과 편성을 담당하는 현업 실무자들의 의견은 어떨까?
“류시원은 우후죽순처럼 쏟아지는 케이블TV의 자동차 프로그램도 출연 하지 못한다. 위에서 정해서 내려오지 않는 한 정상적으로 편성 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다른 인제스피디움 프로그램은 참을 수 있어도 이건 심하다. 이 프로그램은 모든 면에서 SBS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SBS 방송프로그램의 제작과 편성을 책임지고 있는 경영 수뇌부는 다른 무엇보다 현업 실무진의 판단을 존중하고 따라야 한다. 실무진의 판단에 따라‘슈퍼 레이서’는 하루 빨리 폐지해야 마땅하다. 그것이 경영 위기에 빠진 태영건설이 아니라 경쟁력 위기에 허덕이는 방송사 SBS를 살리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