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태영건설의 인제스피디움을 배경으로 다수의 교양.예능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거나 앞으로 방송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5월 7일 모닝와이드를 통해 인제스피디움의 현황과 기능이 소개된 것을 시작으로 6월 7일 SBS의 간판 예능프로그램인 런닝맨이 같은 장소에서 촬영돼 방송됐다. 그리고 이번 달에는 '슈퍼 레이서'라는 제목의 예능 프로그램이 시작될 계획이다. 이전 프로그램들이 교양과 예능 분야에서 인제 스피디움을 배경으로만 다루었다면, 슈퍼 레이서는 아예 인제 스피디움이 중심적인 소재가 돼, 연예인들의 카레이서 도전기가 소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그램이 끝날 때쯤인 10월엔 일반 시청자들이 참여하는 예능 프로그램 '랠리스트'가 방영될 예정이다. 그 사이 SBS 라디오 공개방송은 2차례 인제 스피디움에서의 녹음이 확정됐다. 계획대로라면 시청자들은 올 하바기 SBS를 통해 계속적으로 인제 스피디움을 보고 듣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SBS는 지난달 세계자동차경주대회(WRC) 유치를 위해 아예 강원도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사측은 지난달 27일에 열린 전체 편성위원회를 통해 "국민소득 3만 달러가 예상되고 국내 자동차 등록 대수가 2천만 대에 이르러, 이 시장을 선점하는 차원에서 슈퍼 레이서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사 가운데 단 한 곳도 자동차 프로그램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한 시청 수요 파악도 없이 주말 주요 시간대에 갑작스레 배치하는 것은 정상적인 편성 결정으로 보이지 않는다. 한편 같은 장소를 배경으로 한 프로그램을 연속해서 방송하는 것이 외부의 질타를 받을 수 있다는 지적엔 '오해 받을 소지가 있다'고 인정했다.
SBS가 억대의 인제스피디움 숙박권을 구입했듯이 SBS는 현재 여러 방식으로 인제스피디움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태영과 SBS의 특수관계를 직원들이 모두 알고 있는 상황에서 그럴수 있다 치자. 그러나 인제스피디움 지원 차원에서 방송 편성권이 침해당하는 부분은 암암리의 지원과는 차원이 다른, 결코 좌시할 수 없는 문제이다. 지상파 방송사의 소유 지분을 제한하는 방송법의 취지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일이며 앞으로 재허가 심사시 SBS의 발목을 붙잡을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노동조합은 이미 성명서를 통해 "사측은 '인제스피디움 띄우기 용 프로그램'을 모두 폐기해야 한다. 특히 엄청난 제작비를 투입해 홍보의 극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슈퍼 레이서'는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앞으로 회사가 인제스피디움을 살리기 위해 편성한 프로그램을 폐지할 때까지 모든 역량을 모아 투쟁할 방침이다. 작성일:2015-08-10 10:3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