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노동조합은 지난 2014년 목동 방송센터와 2015년 일산제작센터에 조합원 휴게실을 열었습니다. 노조는 조합원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는 노동조합을 만들자는 취지 아래 휴게실을 방문하는 조합원들을 상대로 캡슐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무료로 커피를 제공한지 이제 1년이 조금 넘었고, 조합원들의 반응이 무척 좋아서 전임자들도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무료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선 짐작하시는대로 상당한 돈이 듭니다. 커피 캡슐과 커피잔 값 등을 모두 합치면 한달 평균 250만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됩니다. 특히 지난 여름에 조합이 얼음과 커피를 동시에 제공했을 때엔 한달에 350만원이 든 적도 있습니다. 현재 이용 상태가 계속된다면 휴게실에서 무료로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1년에 3천만원정도 필요한 것으로 집계됩니다.
이 정도 금액은 당초 전임자들이 가능한 범위에서 예상했던 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액수입니다. 2016년에도 계속 할 수 있을까하는 우려가 제기됐고, 노조 내부에서 이와 관련한 치열한 논의가 벌어졌습니다. 돈이 너무 많이 드니까 하루에 제공하는 캡슐을 제한하자는 의견부터 후임 집행부의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2015년까지만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자는 의견까지 다양했습니다. 결국 노조는 조합원들이 무료 커피를 마실 수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자주 조합원 휴게실을 이용했다는 점을 중요하게 여기고 당분간 비용이 부담되더라도 사업을 유지하자고 결론내렸습니다.
조합 전임자들이 휴게실을 관리하면서 느꼈던 가장 곤란했던 점은, 조합원이 아닌 분들이 무료 커피를 이용할 때가 상당히 빈번하다는 사실입니다. 때로는 조합원 한분이 비조합원 접대용으로 여러 잔을 한꺼번에 뽑는 경우도 목격되었고, 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분들이 정기적으로 커피를 뽑아 가는 경우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때로는 커피 캡슐이 한꺼번에 사라진 경우도 있었습니다. 전임자들이 자주 목격하지만 사실 면전에서 "뽑아가지 마시라"고 이야기하기 쉽지 않습니다. 개별적으로는 커피 한두잔에 불과하기 때문에 당사자들을 기분 나쁘게 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이런 경우만 줄어도 커피 무료 제공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상황임엔 틀림없습니다.
노조 역시 솔직한 심정으로는 휴게실을 방문하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커피 한잔을 대접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러나 SBS 노동조합은 이윤을 창출하는 집단이 아니라 조합원들이 매달 월급에서 내주시는 1%의 조합비로 사업을 유지하고 있고, 무료 커피 사업 소중한 조합비를 다시 돌려드린다는 차원에서 실시하고 있다는 바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 한가지, 조합원 휴게실을 촬영 장소나 휴게 이외의 다른 목적으로 쓰면 안되겠느냐는 문의가 자주 오는데, 그 역시 곤란합니다. 몇차례 제공해보니 휴게실을 깨끗하게 관리하는데 문제가 생기고, 다른 조합원들이 이용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커피도 그렇고, 휴게실도 그렇고, 노조가 왜 이렇게 인색해~!'라고 질책하실 수 있다는 점 잘 압니다. 그러나 이같은 사용 제한이 결과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더욱 오랫동안 우리의 공간을 이용하기 위한 것임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노조 역시 더 많은 조합원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사업을 끊임없이 고민하겠습니다.
작성일:2016-02-05 13:26: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