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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태아검진 휴가가 여성 직원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A :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선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비단 아이를 기르는 데만 국한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온전히 세상에 나오고, 자랄 수 있도록 뱃속에 있을 때부터 사회가 함께 돌보고 책임져야 한다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지금 한국 사회는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 대통령까지 나서서 출산을 장려하고, 근로기준법과 모성보호법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모두들 아는 사실이지만 임신 초기와 후반은 위험한 시기이며 적어도 한 달에 한번, 많게는 일주일에 한 번씩 태아검진을 통해 아이가 잘 자라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고령임신이나 난임, 다태아의 경우 태아검진은 더욱 중요합니다.
부서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생리휴가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법에는 보장되어 있지만 회사에는 제도화되지 않은 ‘태아검진’을 위한 시간을 요구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태아검진을 위해 개인 휴가를 내고 주변사람들의 눈치를 보면서 태아검진을 받으러 가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1등 방송을 지향하는 공중파인 SBS가 출산을 장려하고 보호하기 위한 국가의 정책을 실천하지 못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회사 내에 태아검진과 모성보호와 관련된 제도가 하루빨리 마련되고 강화되어야 합니다. 또한 임신-출산-육아가 한 개인의 문제와 책임이 아닌 사회 전체의 책임이며 함께 풀어가야 한다는 회사 전체의 인식의 변화가 동시에 필요합니다.
Q : 그동안 임신부들이 회사에 주차를 할 수 없었는데요, 주차를 할 수 있게 되면 어떤 점이 좋습니까?
A : 임신부는 임신이라는 엄청난 신체적 변화 속에서 다양한 경험들을 하게 됩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입덧입니다. 출퇴근 시간 사람이 가득한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면 탁한 공기와 밀려드는 사람들 속에서 입덧은 더욱 심해집니다. 바이러스에도 취약한 상태이기 때문에 의학적으로 위험합니다.
흔들리는 차 안에서 유산이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출퇴근을 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지하철에 노약자석을 따로 설치하고 주차장에 장애인을 위한 구역을 마련하는 것은 다름을 가진 사람들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임산부 주차도 그러한 맥락에서 필요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Q : 두 제도의 도입 경위는 무엇이며, 어떤 협의과정을 거쳤습니까?
A : 여성위원회에서는 작년 한 해 동안 여성조합원 간담회를 통해 많은 조합원들을 만났습니다. 대화를 통해 많은 고충을 들을 수 있었는데 특히 태아검진, 임산부 주차, 생리휴가 사용 등에 대한 의견이 많았습니다. HR팀에서 제도 도입 취지를 적극적으로 공감하고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구체적인 제도마련을 위한 논의를 하게 되었고, 이를 위한 법률적 검토와 실현 가능한 안들을 협의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안을 노사협의회를 통해 시행하기로 한 것입니다.
Q : SBS의 여성 조합원을 대표하고 계신데, 제도 시행 앞두고 감회는 어떻습니까?
A : 여성이 편하고 엄마가 편해야 바깥 일도 편하게 할 수 있고 그래야 사회참여도가 높아지며 또 인구가 늘어야 경제도, 나라도 발전합니다. 그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비록 여성들의 모든 고충을 다 해결한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한발 한발 나아가다 보면 여성들이 더 나은 회사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여성 조합원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준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간담회에 참석하여 함께 좋은 얘기도 나누고 의견 주신 모든 여성 조합원들께도 감사 드립니다. 또한, 이 자리를 빌어 제도 신설을 위해 애쓴 박준우 사무처장, 여성조합원을 위해 적극적으로 함께 뛰어준 SBS A&T여성위원장 노경남 위원장과 조합 허유경 간사에게도 마음 깊이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