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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갈무리] 조합원 여러분, 휴가를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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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본부
등록일
2000-08-09 01:00:00
조회수
1338
조합원 여러분, 휴가를 갑시다!


휴가 사용이 조금씩 늘고 있다.
연원차 수당을 받지 않는 대신 휴가를 모두 사용하자는 분위기가 퍼지면서 아직 8월인데도 올해 휴가를 과감하게 다 쓴 사람이 생겨나는등 지난해보다 훨씬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사용하지 않은 휴가가 워낙 많은데다,간부들은 고질적인 눈치보기 때문에 휴가를 선뜻 사용하지 못하고 있고, 일부 일이 바쁜 부서에서는 일 바쁘다는 핑계로 휴가를 가지 않고 있어서, 휴가 문화를 정착시키기까지 넘어야 할 봉우리가 한두개가 아니다.
8월3일까지의 통계를 가지고 휴가 사용 문화 실례를 짚어봤다.


휴가 사용울 38.7%

8월 3일 현재 슈가 사용율은 38.7%였다. 지난해 연간 사용율이 33.9%였으니 작년에 비하면 엄청나게 좋아진 것이다.
한 사람이 평균 열흘 정도 휴가를 갔고 아직 15일 정도의 휴가가 남았다고 볼 수 있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7월말부터 8월 중순까지인 점을 감안할때 미처 통계에 잡히지 않은 것까지 포함하면 실제 사용율은 좀 더 높을 것이다.

1인 평균 24일 미사용

그러나 아직 쓰지 못한 휴가는 한 사람에 평균 24일이나 남았다. 지난해 워낙 휴가를 안가다 보니 쌓였기 때문이다.
다음달부터 10년 근속사우너들의 해외연수가 시작되면 조금 나아지겠지만 다 쓰려면 보통 일이 아니다.

간부 눈치, 평사원 과감

회사 방침에 적극 따르라고 외치던 간부들이 대체로 "휴가를 가라"는 회사의 방침을 어기고 눈치를 보느라 휴가를 안가는편이었다.
작년 미사용 휴가를 합해 제작본부 이 모 부장이 40일. 다른 이 모 부장은 43일, 보도본부 김 모 국장은 42일, 정 모 부장은 47일, 편성,컨텐츠사업, 방송지원 소속의 김 모 국장과 이 모 부장이 34일, 신 모 부본부장이 40일, 기획팀의 간부 2명이 35일, 박 모 부장이 35일 남았다.(부지기수여서 다 쓸 수가 없음) 차장급들느 그럭저럭 잘 쓰는 사람과 부장을 닮아 안쓰는 사람들로 나뉘었다.
사원들은 일부 부서를 제외하고는 그래도 지난해보다 훨씬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한 조합원은 올해치는 다 쓰고 내년치까지 하루 앞당겨 쓴 경우도 있었다. (간부들의 눈치보기에는 임원급의 책임도 일부 있다. 송도균 사장의 경우 언론사 사장단 방북으로 올해 여름 휴가를 대신했으며, 한 임원은 휴가 날짜를 잡으라는 지시가 있자 날짜만 잡고 휴가는 가지 않는 '편법'을 쓰기도 했다. 이러니 아랫사람들이 맘놓고 휴가를 가겠는가)

부서별 명암 엇갈려

심의팀, 편성팀, 광고팀, 홍보팀, 컨텐츠운용팀, 데이터정보팀, 영화팀, 아나운서팀, 관재팀이 휴가 사용 문화 정착에 노력하는 부서로 나타났다.
사옥건설팀, 문화사업팀, 인사2팀,보도본부, 제작본부, 라디오 본부가 휴가 사용이 부진한 부서로 분석됐다. 보도본부 내에서는 가장 바쁘다는 사회 1,2부가 분기별로 휴가를 반 강제로 보내는 등 가장 모범적이었다.
반면 정치부, 경제부는 일부 부원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휴가사용이 저조했다. 제작본부에서는 부서에 따라 또 PD 개인에 따라 큰 편차를 보였다.
도저히 일이 바빠서 못 간다는 보도 제작의 일부 부서가 많았는데 부서장이 심각하게 반성해볼일이다.
휴가를 보내고도 부서 일이 돌아가는지 해보지도 않고 지례 겁부터 먹는 바람에 부원들의 소중한 권리를 뺴앗는게 아닌지?

어떻게 해야 하나?

휴가를 모두 사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나 없어도 회사는 잘 돌아간다'는 생각을 갖고 '당연한 권리'인 휴가를 그냥 쓰는 것이다.
제도적으로는 토요 격주 휴무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이 점에서 행정쪽 일부 부서는 아주 모범을 보이고 있다.
보도본부 사회 1,2부처럼 분기별로 5~6일씩 휴가를 반 강제로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안 가면 어떻게?

올 임금협상에서 합의됐듯이 안 간다고 해서 휴가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퇴직 때까지 쌓은 뒤 수당으로 받겠다'며 버티는 사람이 늘어나면 휴가 문화 정착은 요원해진다.
솔직히 법이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는 것이고, 노조 역시 일부러 안가는 사람의 연원차 수당까지 꼬박꼬박 챙겨 줄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협박입니다.) 휴가 문화가 정착되지 않으면 인간다운 삶도 그만큼 멀어지고, 대신 과로사, 돌연사는 그만큼 늘어날 게 틀림없다.

작성일:2000-08-09 0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