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되면 평양에서 뵐게요" 노조집행부 비전향 장기수들 찾아 성금 전달
'만남의 집'할아버지들 고난의 남쪽 인생 뒤로 하고 오는 9월 귀향
노조집행부는 지난 4일 비전향 장기수들의 보금자리인 신림동 '만남의 집'을 찾았다.
오는 9월쯤 오랜 고난의 여정을 끝내고 고향으로 돌아갈 그 분들은 그 어느 때보다 분주했다.
끊임없이 찾아오는 손님과 시도때도 없이 밀려오는 취재진들 때문이었다.
노조는 지난해부터 대외연대사업의 일환으로 만남의 집을 찾았었는데 이번이 마지막 방문일 듯 싶었다.
이 곳 만남의 집에 기거하는 일곱분 모두 북송을 희망하고 있어 이곳은 아마도 빌 것 같다.
'만남의 집'에서 가낭 고령인 김석형 할아버지는 가족이 모두 평양에 살고 있다고 한다.
한 살 위인 아내는 이미 고인이 됐을 거라며 잠시 회상에 잠겼다. 아마도 기억 속 젊은 아내의 얼굴을 떠올리는 듯 했다.
그러나 열 다섯에 장가가서 낳은 아들이 칠십이 넘어 이제 평양에서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다며 기쁘게 웃었다.
북쪽에서 연락을 받았냐는 질문에 소식은 직접 받지 못해지만 "내가 이렇게 살아 있으니 아들도 그렇지 않겠냐"고 하셨다.
"평양에 가서 만날 때까지 건강하게 계시고 꼭 기억해 주세요" 남녘에서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햇볕 좋은 '만남의 집'뜰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햇빛아래 더욱 선명한 주름살과 백발이 한 많은 지난 세월을 말해주고 있었다.
노조는 일곱분 할아버지들이 고향 가족들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사서 가실 수 있도록 성금 1백만원을 전달했다.
일곱분 할아버지들은 "SBS 가족들이 보내준 따뜻한 마음에 정말 감사한다"며 "좋은 시절이 되면 평양에서 한번 만나자"며 활짝 웃으셨다. 작성일:2000-08-09 0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