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비정규직 노동조합과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요즘 매일 아침 SBS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비정규직 노조 SBS 지부의 지부장과 선봉대장이 전보, 해고된데 대한 항의표시다.
시위대들은 "SBS가 어떤 회삽니까? 6공 노태우 정권때..."라든지 "저질 상업방송답게 돈에만 눈이 멀어 운전사들에게는 쥐꼬리만큼..."이라는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돌이켜보면 이 모든 일이 자업자득이다. 파견근로자 보호등에 관한 법률문제로 방송사 비정규직 노조가 생기고 SBS 지부도 생기자 회사는 그야말로 알레르기적 반응을 보였다.
민주노총이 비졍규직 노조 SBS 지부를 방문하는 것도 막으려 들었고, 지부의 노조활동에 음양으로 압븍을 가했다. 급기야 SBS 지부의 도용섭지부장(운전직)이 경기도 안산에있는 해양연구소로 부당 전보되고 장주호 선봉대장(운전직)은 해고됐다. 두사람은 파견회사인 대한통운 소속이었는데, 최근 "SBS의 업무용 차량 수요가 2대 줄었다"는 이유로 전보,해고됐다. "수요가 줄었다"는 곳은 도지부장과 장 선봉대장이 소속돼 있던 영상취재부 차량인데, 영상취재부 쪽 얘기에 따르면 "수요가 줄어들 어떤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백번 양보해서 수요가 줄어들었다고 해도 어떤 근거에서 두 사람을 전보, 해고했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도 지부장은 SBS에서 일한 지 1년 5개월된 베테랑이고 장 선봉대장은 한 달 사흘 밖에 안된 '신참'이다. 도대체 기준이 없는 거이다. 회사측은 "인력 채용이나 해고는 대한 통운의 문제일 뿐 SBS와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파견회사에서 해고 대상을 마음대로 정한다는 것도 상식 밖에 얘기다. 직접 사람을 쓰는 회사의 의사를 묻지 않고 사람을 마음대로 자를 간 큰 파견회사가 어디 있겠는가.
형식적으로야 대한통운의 책임인지 모르겠으나 도 지부장과 장 선봉대장의 전보, 해고는 명백히 SBS에서 '사주'하거나 적어도 '방관'한 일이다. 이런 행동은 SBS 경영진이 노조를 어떻게 보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다시 말해 SBS 본사 노조에서도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지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간부들부터 '정리'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회사의 이런 태도는 노조가 어떤 조직인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데서 나온 치졸한 발상이고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단견이다. 회사는 지금이라도 서둘러 두 사람을 원직 복귀시키고 비정규직 노조원들에 대한 처우 개선에 나서야 한다. 작성일:2000-08-09 0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