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문조사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분야. 본부장 중간평가제와 상향평가제 도입 여부를 놓고 회사와 단체협상을 벌이는 와중에 '중간평가'로 볼 수 있는 설문조사를 실시했기 때문이다. 회사측 관계자들은 "설문조사의 특성상 감정적, 보복적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회사측의 우려는 기우였다.
본부장들에게 EFGN 가운데 점수를 주라는 항목에서 E 3.6%, F 32.1%, G 51.8%, N 12.4%였고 국장에 대한 평가 역시 3.4%, 33.9%, 52.5%, 10.2%로 본부장과 비슷한 수준의 결과가 나왔다. N이 좀 많기는 하지만 회사측의 점수 비율과 거의 비슷하다. 조합원들은 회사측 우려와는 달리 냉정하게 평가했다.
CP에 대한 평가도 대체로 좋은 편이었다. 부원에 대한 평가가 공정하다는 답이 36.5%(아주 공정 3.3%)였고 보통이라는 답이 46.7%인 반면 불공정하다는 답은 15.4%였다. CP가 팀 통솔력이 있다는 응답도 50.9%(아주 그렇다 9.8%)였고 보통이 31.8%, 자질 없다는 답이 15.5%였다. 각 본부별, 또는 CP별로는 따로 집계하지 않았다.
본부장 중간평가제가 인사권을 침해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는 답이 11.2%인 반면 아니라는 답이 82.2%로 압도적이었다. 상향평가제 역시 86.5% 찬성, 7.4% 반대였다. 그러나 측면평가의 경우 찬성이 51.9%로 그리 많지 않아 동료들에 대한 평가를 부담스러워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EPG평가에 대한 불신도 컸다.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답이 84.2%(아주 아니다 40.7%)로 제대로 이뤄진다는 답 8.4%보다 월등히 많았다. 평가의 핵심 주체인 CP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높았던 점으로 볼 때 EPG제도에 대한 불신은 다소 엇갈리는 결과다 좀더 세밀한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특정인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70.1%가 그렇다. 3.3%가 아니다. 26.2%가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가장 영향력 있는 인맥으로는 최고 경영자 인맥이 50%, 출신회사 인맥 31.3%, 학연 16%, 지연 2.7%로 나왔다. 최고 경영자가 깊이 새겨봐야 할 대목이다. 출신회사 인맥이 가장 강력하다는 답이 31.3%나 나온 것도 심각하게 반성해야 한다.
*SBS 10년
공영성 자가검진 '53.27점', SBS맨 자랑스럽다.
SBS에 다니는 것이 자랑스러우냐는 질문에 대한 긍정은 68.3%(아주 그렇다 13.6%)였다. 그렇지 않다는 답은 26.6%. 방송발전 기여도에 대해서는 기여했다는 답이 86.4%, 아니다가 13.5%였다. 방송내용을 다양화시켰다는 점과 방송산업을 발전시켰다는 점이 꼽혔다.
SBS에 대한 시청자 이미지는 호의적(21.5%)이라는 답보다 비호의적(34.1%)이라는 답이 많았으나 보통이라는 답이 43.9%로 더 많았다. 호의적인 이유로는 *프로그램의 참신성과 유익성 *채널 선택권 확대를 꼽았고 비호의적인 이유로는 *지나친 상업논리 *프로그램 질과 품격 저하 *왠지 신뢰가 안가서라는 응답이 많았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민영방송의 공영성에 대해 처음으로 수치화를 시도해봤다. 물론 조사 전문가가 아니라는 한계는 있다. 조사 결과 공영성의 절대치를 100으로 봤을 때 민영방송의 공영성은 70정도가 좋다는 답이 35%로 가장 많았고 60이 23.4%, 80이 21%였으며 50이하라는 답도 12.6%나 됐다. 조합원 대부분이 60점에서 80점 사이라고 생각했다.
현재 SBS의 공영성 점수는 평균 53.27점을 받았다. KBS1이 73.16점으로 가장 높았고 MBC 60.47점, KBS2 57.66점이었다. SBS가 아직 공영성을 강화할 부분이 많다는 지적으로 분서고딘다. 다른 한편으로는 절대치에 근접해야 할 KBS1이 73점에 불과했고 역시 공영방송인 KBS2는 우리와 비슷한 점수를 받았다는 점. MBC도 60점이었다는 점은 SBS뿐만 아니라 다른 방송사들도 SBS에 비해 크게 나을게 없다는 조합원들의 시각을 보여준다.
SBS가 강화해야 할 프로그램으로는 다수가 뉴스(37.9%)와 교양(36.9%)을 꼽은 점도 공영성 강화 열망과 맥을 같이 한다. 다만 이 항목에서도 드라마를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15.8%에 이르렀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드라마가 뜨면 다른 모든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높아진다는 점을 고려한 '현실파'일 가능성이 높지만, 다른 방송사에서 유사한 조사를 해도 이런 결과가 나올까?
*공정방송뉴스
기자, PD 65%가 외압경험
시청률과 프로그램의 질 가운데 시청률을 먼저 생각한다는 응답이 29.7%에 이른 것은 심각한 문제다. 66.9%가 프로그램의 질을 먼저 생각한다고 답했지만, 10명중 3명은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광고 때문에 취재나 제작에 제약을 받은 적이 있다는 답도 59.7%나 됐다. 프로그램 제작에 대한 시청률과 광고판매율에 대해서는 47.7%가 아주 많은 영향을 41.3%가 약간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다. 협찬은 더 큰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응답 대상의 68.7%가 프로그램 제작에 협찬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아주 그렇다 17.7%)고 답했다.
취재, 제작 과정에서 외압을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65%였다. 당초 예상보다 그리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 드라마나 예능 PD들의 경우 외압이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자나 교양 PD들 대부분이 외압을 경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외압의 주체는 사내 간부(68.2%)가 가장많았고 기업체(11.4%), 정치권(9.1%), 주주(8%) 순이었다. 대부분의 외압이 사내 간부를 통해 이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압이 없어도 '알아서 기는'이른바 자기검열을 하느냐는 물음에는 46.7%가 그렇다(아주 그렇다 1.5%)고 답했다. 하지만 간부들이 자기검열을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는 답이 80.4%(아주 그렇다 10.1%)로 아주 많았다.
*회사의 전망/발전방향
대안없는 '평생직장'72.3%
급여나 처우에 대한 만족도는 긍정이 38.3%, 보통이 39.3%로 대체로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불만족이라는 답도 21.5%였는데,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낮은 연봉직 조합원들일 것으로 분석됐다.
다시 선택해도 SBS에 입사하겠다는 사람은 예상대로 26명(12.3%)으로 많지 않았다. 지난해초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같은 질문에 5명만 그렇다고 답했었다. 입사하지 않겠다는 응답자가 43.5%였던 반면 모르겟다는 응답자도 43.5%였다. 모르겠다는 것은 '심정적으로는 싫지만 지금으로서는 더 나은 대안이 없다'는 뜻일 것으로 해석됐다.
평생직장 문항에서는 29%가 그렇다는 답을 했고 아니다는 응답자는 64%였다. 그러나 평생직장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람 가운데 45.3%가 5~10년 정도는 더 다닐 것 같다고 말해 다소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다른 길 찾을 때까지라고 답한 사람은 27%,3~5년 19.7%, 1~3년 8%)
*올해의 임,단협 노조
소수정예군단 "경쟁이라면 자신있다?"
성과배분제에 대해서는 62.2%가 찬성했지만, 반대도 23.8%로 적지 않았고 모르겟다는 응답도 13.6%나 됐다. 차등임금제 역시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반대가 56.6%였지만, 찬성한 다는 응답이 33.1%나 됐다. 3명 중 1명이 찬성한 셈이다.
차등임금제가 도입되면 유리할 것이냐는 질문도 마찬가지였다. 유리할 것으로 본 조합원이 24.3%로 불리하다는 쪽(32.2%)보다 적었지만 잘 모르겟다는 응답이 41.6%나 됐다. 잘 모르겠다는 뜻은 크게 불리할 것 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겠는데, 역시 '경쟁이라면 자신 있다'는 소수정예다운 응답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차등임금제를 도입하면 회사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23.9% 밖에 안됐다. 차등임금제를 찬성한 71명 가운데 20명의 조합원은 차등임금제의 효과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다. 차등 폭은 크지 않은 게 좋다는 답이 많았다. '총액 10% 이하'가 좋다는 답이 절반을 차지했고 '50% 이하'가 좋겠다는 응답이 18.7%였다. 모르겠다는 조합원이 16.4%였고 '100% 이하'라는 답과 무제한으로 하자는 답도 각각 6.1%였다.
노동조합에 대해서는 평균 70.64점을 줬다. 노조 집행부의 활동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44.2%로 부정적인 평가(22.4%)보다 많았고 보통이라는 조합원이 30.4%였다. '썩 잘하지는 않았지만 보통보다는 조금 낫다'는 평가로 받아들인다. 작성일:2000-11-16 0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