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 창사 10주년 기념식에서 윤세영 회장은 '뉴클린운동'을 벌이자고 제창했다. 창사 떄의 초심으로 돌아가 정직과 근검절약을 각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나서 실천하자는 것이다. 정직해지자, 절약하자는 운동의 취지에 반론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뉴클린운동'이 전개되는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몇가지 문제점이 있다.
먼제 제 2의 IMF가 우려되니 근검절약에는 큰 이견이 없는 듯 싶다.(IMF때 허리띠 졸라맬 만큼 매지 않았느냐는 항변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정직이다. 정직하자는 운동을 위에서 전개하는 것은 자칫 '너희들은 못 믿겠으니 내가 이끄는 대로 오라'는 뜻으로 곡해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정직은 제도적으로 강요하기 매우 어렵다. 공무원들의 부정부패를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급료를 올려주는 것이라고 한다. SBS가 창사 초기 기자들에게 취재비를, 당시로는 엄청난 40만원씩 주면서 촌지를 근절한 것도 같은 취지다. 하지만 지난 지금 취재비는 30만원으로 줄었다. '뉴클린운동'이 취재비를 올리자는 것은 아닌것 같으니 하는 말이다.
물론 고쳐야 할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보도본부에서는 기자들의 골프접대, 취재원과의 술자리, 언론인의 광고청탁, 협찬 강요 등부터 고쳐야 한다는 건의를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작게는 "잘 쓰지 않는 간부식당을 회의실로 활용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이런 좋은 의견들이 그대로 실천되기만 한다면 '뉴클린운동'은 성과를 거둘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운동이 아래서가 아니라 위에서 주도한다는 것이다. 기자들의 골프접대나 술자리 근절이 지금의 취재 현실상 가능한 것인지, 우리 회사의 입장에서 협찬 강요를 금지시킬수 있을지 의문을 갖는 사람이 많다.
각 본부별로 '뉴클린운동'의 실천방안을 공모하고 있지만, 담당자 한 두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를 잘 따져봐야 한다. 자발적인 참여가 아닌 위로부터의 정신 개혁운동이 자칫 '2000년대의 실패한 새마을운동'이 되지 않을지 걱정이다. 작성일:2000-12-01 0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