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cliping] (중앙일보의 개혁 엿보기) 홍석현 회장 "노조 참여 편집위원회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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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본부
등록일
2001-03-06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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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의 개혁 엿보기) 홍석현 회장 "노조 참여 편집위원회 열자"
"기사선정과 배열에서부터 정치적 냄새가 물씬 납니다""반드시 그런 뜻은 아니지만 그런 오해가 있다면 고치겠습니다." 노조위원장과 보도국장이 정기적으로 갖는 회의를 통해 이런 대화를 나눈다면 어떨가?
우리 조직 같은 '제도권 보수 언론'에서 가능한 일이냐고? 우리 못지 않은 '제도권 보수 언론'인 <중앙일보>에서 조만간 실현될 일이다. <중앙일보>가 홍석현 회장의 지시에 따라 노조 공정보도위원장이 참석하는 7인 편집위원회를 만들어 정기적(2주에 한번)으로 회의를 개최하기로 한 것이다.
<중앙일보>는 한발 더 나아갔다. 사외이사제를 도입하고 사내 신문고를 설치하기로 했다. 편집위원회 등 3가지 조치 모두 경영자, 또는 편집(편성)군자 마음대로 하던 지금의 관행에서 벗어나 '외부의 소리'를 듣겠다는 것이다.
<중앙일보>의 이 같은 변화에 대해 회사측의 한 간부는 "경영진부터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적절한 분석으로 보인다. 절대불가침의 경영권, 또는 편집권을 고집하는 한, 노조 간부를 편집위원회의 일원으로 들이겠다는 생각은 하기 어렵다. 노조를 '적'이 아닌 '동지'로 보는, 발상의 전환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반면 발상을 전환하기만 하면, 모든 것이 그리 쉬울 수 없다.
지난해 SBS 노조는 <중앙일보> 편집위원회와 성격이 비슷한 편성위원회를 포함한 편성규약 제정을 회사측에 요구했다. 회사가 전권을 쥐고 있는 방송 전반, 즉 취재, 제작, 편집, 편성, 방송에 이르는 전 과정에 노조가 참여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회사측에서 그토록 꺼려하던 본부장 중간평가제도 논의과정에서 철회했다.그러나 회사는 지금까지 묵묵부답이다.
'SBS는 원래 이렇게 꽉 막힌 조직인가'라는 생각과 함께 노조도 서서히 지쳐갈 때쯤 중앙일보의 편집위원회가 발표됐다. 참으로 부러울 따름이다.
물론 그 와중에 회사측 권한만 강화한 편성규약을 만든 KBS보다야 낫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독자적으로 편성위원회 하나 못만들고 이 눈치 저 눈치 보는 회사 고위간부들을 보노라면 차라리 딱하다는 생각이 든다. 작성일:2001-03-06 0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