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소프트웨어 단속] 회사의 적극적인 대처 필요할때 정품 사용에 따른 예산 확보 주저하지 말아야
사내 곳곳 프로그램 현황에 대한 조사 선행돼야
요즘 정부의 불법 소프트웨어 단속이 한창이다. 검찰과 정통부 공무원 만 6천명이 동원돼 3천여 업체와 기관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으며 적발된 일부 소규모 업체의 경우 존폐의 기로에 서 있는 지경이라고 한다. SBS는 단속 대상에서 비껴간 듯 조용하지만 조금 눈길을 밖으로 돌려보면 남의 이야기가 아닌 듯 싶다. 테헤란 벨리의 어떤 벤처 회사는 단속을 피해 아예 사무실을 걸어 잠그고 커피숍에서 업무를 보는 촌극까지 벌어지고 있다. PC를 통해 불법을 배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국내의 소프트웨어 환경은 무척 열악한 것이 사실이며, 대다수의 사람들이 별 죄의식없이 불법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오고 있다. 이번 단속이 당초의 정부 의도와는 달리 일부 업체(MS?)의 배만 불리고 몇몇 소프트웨어들의 바가지 특수를 불러오기도 하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지만, 한번은 꼭 거쳐야 할 과정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번 단속을 앞두고 회사는 종합 OA의 공지사항을 통해 불법 소프트웨어 삭제에 대한 고지를 올렸으며, 업무 정보란에 소프트웨어 조사란을 신설해 개인이 사용하고 있는 PC의 소프트웨어 현황 파악을 요청했다. 그러나 거의 한달이 지나가고 있는 지금 소프트웨어 현황란에 들어가 보면 일부 부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입력란이 비다시피 방치되고 있다. 아마 그런 난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현황 파악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떤 대책이 있겠는가? 회사는 아마 그냥 각자 알아서 불법 소프트웨어를 판단, 삭제하는 것이 대책이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래선 안된다. 우선적으로 무고나심하게 방치되고 있는 소프트웨어 현황에 대한 적극적인 조사가 선행되고 전사적인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 회사는 무엇보다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에 따른 예산 확보를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방송사는 방송 프로그램이라는 무형의 소프트웨어를 제작하여 이익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지적재산권을 가장 많이 누리고 있는 곳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우리도 우리가 제작한 프로그램이 아무데서나 마구 복사돼 유포된다면 얼마나 불괘하겠는가? 그런 점에서 다른 어느 곳보다 지적재산권 존중과 보호에 앞장서야 하지 않을까? 작성일:2001-04-12 01:00:00